무한한 우주에 존재하는 일체는 그때그때의 조건에 맞게 나오고 조건에 맞게 존재하고 조건에 따라 소멸한다. 그냥 생겨나서 그냥 존재하다가 그냥 소멸한다. 이것이 하늘 뜻이다. 뜻 아닌 뜻이다. 사람이 생각하는 그러한 뜻이 아닌 뜻이다. 그러니 만물만상이 나고 존재하고 소멸하는 일체가 하늘 뜻이다.
무한한 우주에 있는 수많은 별들이 나온 것도 그냥 저절로 나왔고,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운행하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다. 애초에 나오기를 그러한 조건에 맞게 나왔기 때문이다.
운석이 떠돌다 땅에 떨어지는 것도, 지각의 판이 이동하다 부딪쳐서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이 폭발하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폭풍이 휘몰아치고 물난리가 나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물이 얼어 얼음이 되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었다가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 올라 구름이 되어 떠돌다가 눈이 되고 비가 되어 땅에 떨어져 계곡을 흐르다 벌판을 흐르고 바다에 이르러 파도 치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동물이 사는 것도, 식물이 사는 것도 모두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호랑이가 토끼를 잡아먹는 것도 쥐가 고양이에게 잡혀 먹히는 것도 모두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악어새가 악어 이 사이를 청소하며 사는 것도, 상어에 기생하는 물고기가 상어 피부를 청소하고 사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소나무가 잎을 떨구어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하고 대나무가 땅 속 줄기를 벋어 주위의 다른 식물들을 밀어내고 대나무 밭을 만드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새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는 것도, 어느 정도 자란 새끼를 떠나 보내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민들레 씨가 바람에 날리어 사방으로 퍼지는 것도, 동물이 열매를 먹고 남은 씨가 배출되어 후손을 퍼뜨리는 것도 그냥이고 저절로이다.
세상에 나고 살고 죽는 것이 모두 하늘 뜻이다. 만물만상이 생성하여 존속하다가 소멸하는 것 일체가 하늘 뜻이다. 하늘 뜻은 조화롭다. 만물만상은 제 뜻이 없어 일체를 제 뜻으로 하려 하지 않는다. 만물만상이 나와서 존재하고 소멸하는 일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은 만물만상이 제 뜻이 없고 조화로운 하늘 뜻으로 생성 존속 소멸하기 때문이다. 하늘 뜻에 의하여 그냥, 저절로 이루어지고 있어 완전한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사람은 제 뜻을 가져 자기중심적인 이기심과 욕심으로 하려 하기 때문에 하늘 뜻을 거스르고 조화를 깨뜨린다. 사람은 자연을 파괴하고 왜곡시켜(환경파괴)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생태계가 파괴됨으로써 많은 생명체가 멸종되고 있고 물과 공기와 땅이 오염되고 있다. 사람의 이기심과 욕심은 스스로의 조화도 깨뜨리고 있다. 자연과 인간 모두 조화를 잃어 병고(病苦)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