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매슈 본 (Matthew Vaughn )감독
프랑스 개봉
-스파이 장르 게임-
어린시절, 에그시(태론 에거튼)는 국제 비밀조직 킹스맨의 요원이었던 아버지가 작전수행 도중 죽게 되는 불행을 겪게 된다. 그에게 남겨진 것은 아버지의 친구였던 해리(콜린퍼스)가 건네준 메달 하나. 이 메달에는 킹스맨과 관련된 코드가 적혀있다. 해리는 어린 그에게 이 메달을 꼭 간직하라고 당부한다.
어느덧 18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늠름한 청년으로 성장한 에그시. 그러나 그의 환경은 암울하다. 어머니는 폭력성향이 강한 불량배의 정부가 되어 있고, 에그시 또한 특별한 일없이 미래가 없는 삶을 살아간다. 어머니의 남자친구 일행들과 시비가 붙은 에그시는 경찰서에 가게 되고 꼼짝없이 감옥에 갈 신세가 된다. 에그시는 문득 어린 시절에 받은 메달 뒷편의 코드를 기억하게 되고,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해리와 다시 재회하게 된다. 해리를 통해 킹스맨 요원이 되기 위한 특수 훈련을 받는 에그시. 그러나 그의 앞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악의 세력이 기다리고 있는데...
킹스맨은 불우한 청년이 환경을 극복하고 멋진 요원(신사)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스파이 장르 형식의 영화이다. 그래서 킹스맨은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스파이 영화의 계보를 잇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요원, 비밀조직, 독창적인 무기, 미녀, 절대악, 그리고 교묘한 속임수 등이 등장한다.
그런데 킹스맨은 기존의 스파이 영화의 전형들을 답습하면서도, 느슨한 형태를 유지하거나 또다른 초현실적인 설정으로, 결국 스파이 영화에서 빠져 나오게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킹스맨은 마치 한편의 게임을 시작하듯, 등장인물들과 상황을 설명하고, 그들의 무기와(양복점 진열장) 능력치들을(구두로 설명) 보여주며, 미션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게임을 중계하는 것처럼 영화를 이끌어간다.
실제로 스파이 요원으로 등장하는 에그시는 기존의 스파이 영화에서 봐왔던 사실적인 요원과 다르다. 에그시는 위험한 스파이의 세계에서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키도 작아 보이고, 나이도 어리다. 그가 잠재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의 능력들은 사실적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카더라’라는 식으로 구두로서만 묘사된다(국가대표 체조선수가 될뻔했던, 해병대에도 지원했던, 수학에도 재능을 보였던...). 또한 결정적인 순간의 에그시의 액션은 특수 우산 뒤에서 총알을 튕겨내는 식으로 비현실적으로 소화된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지만, 마치 인형처럼 세부적인 감정들은 드러나지 않는다.
킹스맨에서는 구현하는 세계를 드러내려는 상황들은 있지만, 자세한 내용들은 보여지지 않으며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배신자도 배신의 이유도 언제 배신하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 킹스맨조직도, 미녀들도, 액션도 엉성하다. 단지 몇몇 인상적인 혹은 대표적인 장면으로 설명을 끝내 버릴뿐이다. 다만 상황이 지나갈수록 점점 강력한 미션이 주어지고, 이 미션들은 점점 허무 맹랑한 것으로, 마치 게임을 하듯, 비현실적인 것으로 이어진다(절대악인 발렌타인(샤뮤엘L. 젝슨)이 핸드폰 심카드로 사람들을 멸망시키려 하고 이를 저지시켜야 한다).
영화의 중반부에 해당하는 교회의 대 학살신에서 해리요원의 액션과 죽음까지가 게임으로 말한다면 도입부에 해당할 것이다. 해리는 죽었고, 악의 위협은 남아있다. 이제 훈련을 마친 요원들이 투입될 차례이다.
발렌타인이 컴퓨터를 조작하면서 핸드폰의 시그널로 인류를 멸망시키려 하고, 요원들도 컴퓨터를 이용해 이를 저지하려 한다. 최후의 순간, 죽음을 맞이하는 적들의 머리가 작은 버섯구름 모양의 이미지로 연쇄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어느새 킹스맨은 스파이 장르를 표방한 게임이되어 있다. 미션을 끝낸 에그시는 마침내 공주를 구하고 그녀의 사랑을 얻는다.
킹스맨은 스파이 장르의 영화를 게임처럼 구성한 작품이다. 매슈 본 감독은 스파이 영화에서의 미션과 특수한 상황들을 게임의 미션으로 성공적으로 변형해낸 것처럼 보인다. 이쯤되면 불편했던 잔인했던 장면들도 어느정도는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니까. 마치 19금의 성인용 게임을 두시간 동안 어깨 너머로 구경한 것 같다.
프랑스 유로저널 강승범 기자
eurojournal10@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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