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대신 조부모 육아, '50세 이상 53% 맡기 싫다'
최근 연이은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조부모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50세 이상 성인 과반수 이상은 황혼육아를 원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 육아와 맞바꿔야 할 개인 여가를 포기하기가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50세 이상을 위한 라이프케어 멤버십 브랜드 ‘전성기’가 50세 이상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 오프라인 조사 결과, 우리나라 50세 이상 중 ‘맞벌이 자녀를 대신해 손주를 돌볼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가 53%로 ‘손주를 돌볼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47%)를 6%p차로 앞질렀다.
손주 육아를 맡기 싫은 이유로, 응답자의 49%가 ‘개인 시간 부족으로 인한 취미, 여행, 친구 등 여가 포기’를 압도적인 1위로 꼽았다. 2, 3위를 차지한 ‘육아 방식에 대한 자녀와의 사소한 의견 차이(18%)’, ‘허리, 무릎 통증 등 신체적 이유(15%)’ 외에, ‘조부모 육아를 당연시하거나 고마워하지 않는 태도(10%)’와 ‘육아로 인한 재취업 기회 상실(8%)’도 육아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조부모 육아 비용에 대한 응답도 흥미롭다. ‘할머니가 엄마를 대신해 육아를 할 경우 매월 얼마를 받는 것이 적당한가?’라는 질문에 ‘월 1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응답이 40%에 달했다. 적정 육아 비용에 대한 응답을 자세히 살펴보면, 1위는 월 80만 원(33%), 2위는 월 100만 원(24%), 3위는 월 50만 원(15%), 월 150만 원 이상(12%), 월 30만 원(8%), 월 100~150만 원 사이(6%)로 50세 이상 대부분이 조부모 육아에 대한 비용 지급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반면 ‘금전 지급은 필요 없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또한 ‘자식이 손자를 낳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라는 질문에는 ‘자식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의견이 66%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자식을 하나만 낳아야 한다면 ‘딸이 좋다’는 의견이 67%로 나타나, 과거 가부장적 문화에서의 가족 개념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다수가 아님을 시사했다. ‘자식들이 부모를 실버타운에 모시는 것을 불효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92%에 달했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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