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4.29 재보선 문재인 지지로 뜻을 모은 '오월동주'
새정치민주연합 내 거대 계파인 동교동계가 7 일 4·29재보궐선거에 적극 협력할 뜻을 모으면서 그동안 야권 분열로 위기에 몰렸던 문재인 당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놓고 격돌했던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다시 손을 맞잡으며 화해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게 됐다. 동교동계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의 끈질긴 설득 끝에 내부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호남계 유권자 표심 이탈을 우려하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동교동계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의 출마로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 지역의 선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당 차원의 활동에는 직접 나서지 않았다.
권노갑 상임고문은 정 전 의장의 관악을 출마를 강력 비난하면서 현장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다른 동교동계 인사들이 이를 반대해왔다.
결국, 재보선 승리라는 대의명분을 고리로 '오월동주'에 나선 셈이지만 양측간 '구원'이 워낙 뿌리 깊어서 언제든 갈등은 재연될 수 있어 '불안한 동거'란 얘기도 나온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 출신인 동교동계와 문 대표를 구심점으로 한 친노(친노무현) 세력간 갈등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창당과 대북송금 특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 친노에 대한 동교동계의 강한 반감과 불신은 해소되지 못했고, 동교동계가 지원한 박 전 원내대표가 문 대표와의 당권경쟁에서 패하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이 와중에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의 탈당 및 동반출마로 재보선 전패 위기감이 고조되자 호남과 구 민주계의 지원이 다급했던 문 대표는 박 전 원내대표와 동교동계를 향해 다시 구애의 손길을 보낸 것이다.
동교동계는 7일 현충원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화요모임에 이희호 여사와 권노갑 상임고문을 비롯해 윤철상 박양수 김방림 정균환 김옥두 이훈평 이협 전 의원과 주승용 전병헌 최고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문 대표와 당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 고문은 참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박지원 의원이 밝힌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에 대해 "그 얘기가 맞다. 선당후사 정신으로 당을 도와주자는 뜻으로 그렇게 결론날 것"이라며 "4·29 재보선은 물론이고 앞으로 총선(승리), 정권교체까지 모든 힘을 합치고 나아가자 이렇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권 고문은 호남홀대론에 대해 "그런 것은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모든 계파를 초월해서 서로 배려하고 하나로 갈 수 있는 당 운영을 하면서 같이 화합적으로 나가자는 것, 그렇게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간 의견 (일치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와 회담에 대해서는 "제가 '당 운영은 반드시 주류와 비주류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정당정치 관행은 주류 60%+비주류 40%를 배합했다. 그 정신을 문대표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힌 뒤 "(긍정적인 메시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양영두 고문은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지원 '확정'은 아니지만 지원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며 "전당대회 룰 문제, 당직인사 등 남은 앙금에 대해서 일방통행은 안 된다는 뜻을 박 의원을 통해 전달하고 (박 의원이) 문 대표와 만나 결론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을 3자·다자 모두 새누리당 우세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주요 후보자들의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야권 ‘빅2’를 앞서면서 3월 22일 조사보다 그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 5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43.8%,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 23.5%,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17.8% 순으로 나타났다.
3자 대결의 경우에도 오신환 후보의 지지도가 46.2%로 1위로 나타났고, 정동영 국민모임 후보(27.4%)가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21.45%)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관해 휴먼리서치 측은 "여권 지지층 또는 보수층의 과표집 현상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마찬가지로 야권 지지층의 여론조사 응답기피 현상이 상당히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함효건 휴먼리서치 대표는 "관악을 지역은 지난 18대 대선에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이 박근혜 후보에 비해 16% 이상 높았으나, 이번 조사결과는 반대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가 36%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의 지지도가 축소된 경향이 매우 높아 실제 투표결과는 여론조사 지표와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정배 “비새정치 연대·단일화 본격화”
CBS노컷뉴스 여론조사에서 광주 서을은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새정치연합과 국민모임, 무소속 등이 혼전을 별이면서 정권심판론 프레임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광주 서을에선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천정배 전 의원이 38.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새정치연합 조영택 후보가 29.9%,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13.5%로 뒤를 이었다.
광주에서는 ‘지지하거나 호감이 있는 정당이 있느냐’는 질문에서는 새정치연합이 42.5%를 기록해 15.8%의 새누리당을 꺾고 절대 강세였다. 하지만 실제 후보 지지율에선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1위를 차지해 ‘지지 정당’과 ‘지지 후보’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29 광주 서구을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후보 등록과 함께 “비새정치민주연합의 구체적인 연대·협력을 모색할 구체적 시간이 다가왔다”며 “연대 성사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밝히면서 후보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호남정치 부활, 야권의 재구성을 위해선 지역의 ‘1당 기득권 패권구조’를 깨뜨리는 것이 첫 걸음”이라며 “공천만 되면 당선되는 낡은 관행을 깨뜨리자는 데 공감하고 뜻을 같이하는 세력에 대해선 교류·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세력과는 정체성에 대한 차이를 존중하면서 정치적·정책적 공동의 목표가 있다”면서 “그동안 진보정당과 비정규직문제나 한미FTA 비판 등 공통적 생각을 가져왔기 때문에 다른 후보에 비해 연대·협력 후보로 잠재력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 후보는 또 ‘전패 위기’에 몰린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 서구을 총력지원을 강활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국회의원은 왜 자신들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무소속 천정배’가 지지율이 훨씬 앞서는지 각성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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