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이 지난 199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지 21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KBO)리그 사상 첫 400홈런을 쏘아올리는 금자탑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통산 560홈런(한국 401개, 일본 159개)이자 한국 개인통산 400호로 KBO 리그 역대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이승엽은 3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 출전해 팀이 5-0으로 앞선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400 홈런을 달성했다.
게다가 이승엽은 다시 사흘만인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9회 1사 1루에서 NC 6번째 투수 임창민을 상대로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144㎞짜리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의 우중간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11번째 홈런이자 개인 통산 401번째 홈런이다.
이승엽,모든 공을 자신을 키워준 스승들에게 돌려
한국 프로야구 사상 대기록을 세운 이승엽은 모든 공을 자신을 지금까지 키워준 스승들에게 돌렸다.
이승엽은 "1995년 투수로 삼성에 입단하자마자 우용득(65) 감독님과 박승호(57) 타격코치님이 '왼 팔꿈치 수술을 받았으니 한 달만 방망이를 쳐 보자'고 권유하셨다. 한 달이 1년이 되고 2년이 됐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분들은 처음부터 나를 타자로 만들려 하셨다"고 말했다. 95년 타율 0.285, 홈런 13개를 친 이승엽은 96년 타율 0.303, 홈런 9개를 기록했다.
당시 이승엽은 키 1m83㎝에 체중이 85㎏로 운동선수치곤 마른 편이었다. 그는 정확한 타격을 위해 배트를 짧게 잡아 누가 봐도 중거리 타자였다. 96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백인천(72) 감독이 이승엽을 불렀다. "너 똑딱이타자 할래? 홈런타자 할래?" 이승엽은 엉겁결에 "홈런타자가 되겠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는 "내가 홈런을 많이 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백 감독님이 잠재력과 가능성을 알아봐 주셨다"고 했다.
백 감독은 이승엽을 끔찍이 아꼈다. 그는 "승엽이를 봐라. 빠릿빠릿하고 머리가 좋잖아? 머리가 좋아서 야구를 잘하는 거야"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곤 했다. 일본 프로야구 타격왕(1975년) 출신 백 감독은 이승엽에게 일본 스타일의 날카로운 스윙을 가르쳤다. 영리한 제자는 척척 알아들었다.
이승엽은 97년 32홈런을 때리며 역대 최연소 홈런왕(만 22세)에 올랐다. 99년 54홈런을 터뜨린 그는 2003년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56개) 기록까지 세웠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박흥식(53) 타격코치(현 KIA 타격코치)였다. 이승엽은 "박 코치님은 동네 형처럼 푸근했다.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을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 큰 도움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스타일의 타격을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슬럼프에 빠지면 이승엽이 몰래 찾는 스승도 있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630홈런(역대 6위)을 때린 켄 그리피 주니어(46)다. 그의 부드러운 스윙을 보며 이승엽은 자신의 결점을 끊임없이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2004년 일본 롯데 입단 첫 해 이승엽은 타율 0.240, 홈런 14개에 그쳤다. 그의 야구인생에서 최대 시련이었다. 그를 한 걸음 더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건 2005년 롯데 인스트럭터로 온 김성근(73) 현 한화 감독이다.
이승엽은 "김 감독님이 내 전담코치였으니 난 한순간도 쉴 틈이 없었다. 심신이 다 힘들었다"며 웃었다. 다른 스승과 달리 김성근 감독은 이승엽을 보듬지 않았다. 김 감독은 "넌 항상 최고였기 때문에 어려울 땐 핑계를 찾으려 한다. 더 절박하게 야구를 하라"고 다그쳤다. 이승엽은 2005년 30홈런을 때리고 요미우리로 이적했다.
이승엽은 지난 3일 포항 롯데전에서 KBO 리그 400호 홈런을 터뜨린 뒤 "내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지도자들을 만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 배우려는 마음이 '국민타자' 이승엽을 만들었고 그의 스승들을 빛나게 했다.
400호 홈런 봉 가치, 10억대까지 가능해
이승엽이 400홈런을 달성함에 따라, 이승엽 400홈런 볼 가격 가치,주인공이 홈런 볼을 기증했을 때 혜택 등이 화제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 측은 이승엽 400홈런 볼 주인공이 구단에 홈런 볼을 기증한다면, 공을 삼성 라이온즈 역사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증한 주인공에게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S6 1대와 전지훈련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를 선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발언처럼, 이승엽 400홈런 볼의 가치는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만약 환산한다면 최소 300홈런 볼의 가격인 1억 2천만원 이상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이승엽 400홈런 볼 주인공도 쉽게 기증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승엽 400홈런 볼이 10억을 호가할 수도 있다는 소문에, 주인공에 대하여 무리하게 기증을 강요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