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올 하반기 경제 전망, 회복 기대 속에 여전히 안갯속
최근 유로존이 유로화 가치 급락으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유럽위원회가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전년대비 0.6%포인트 상승한 1.5%로 전망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하반기 경제는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로존은 그렉시트(Grexit), 브렉시트(Brexit) 등 정치적 위협이 확대됐지만 경제성장률은 2015년 1/4분기 0.4%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2015년 하반기에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렉시트 위협, 원유 가격 상승, 역내 국가 간 성장 격차, 지정학적 리스크, 청년 고용의 취약성 지속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유로존의 안개 낀(FOGGY) 경제 상황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주평에 따르면 최근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상승 배경은 첫째, 구매력 확대로 소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로존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6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구매력이 확대됐고 소비자 신뢰지수도 빠르게 개선되었다. 이에 유로존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014년 이후 16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둘째, 생산, 투자도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유로존의 산업 생산과 제조업 PMI가 2014년 하반기 이후 재차 상승하고 있다. 또한, 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도 2015년 1/4분기 전기대비 0.8%로 3분기 연속 상승했고 유로존의 설비 가동률도 2014년 4/4분기 80.4%에서 2015년 2/4분기 81.2%로 상승 전망되어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유로화 가치 절하로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무역수지도 확대되고 있다. 유로화는 2015년 4월 월평균 기준 달러, 엔화의 전고점대비 각각 22.0%, 12.4% 가치가 하락했다. 환율 절하에 따른 수출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유로존의 무역수지는 2015년 1/4분기 526억 유로로 전년동기간의 307억 유로대비 41.6% 증가했다.
넷째, 유럽중앙은행(ECB)의 전면적 양적완화로 시중자금 경색도 완화되고 있다. ECB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지난 3월 이후 기존 매월 100억 유로에서 매월 600억 유로의 전면적 양적완화로 확대했다. 이로 인해 실질금리 하락과 가계, 기업으로의 대출 경색이 완화되고 있다. 실제로 재정위기 이후 감소세가 지속됐던 기업대출 잔액은 2015년 4월말 3조 9,561억 유로로 전년말대비 204억 유로 증가했다.
하지만,이 보고서는 2015년 하반기 유로존 경제의 순항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요인으로는 그렉시트 위협, 원유 가격 상승, 역내 국가 간 성장 격차, 지정학적 리스크, 청년 고용의 취약성 지속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유로존의 안개 낀(FOGGY) 경제 상황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 그렉시트,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금융시장 불안(Financial-market uncertainty)을 확대시킬 수 있다. 그리스 디폴트 문제는 부채상환이 몰려있는 2015년 3/4분기에 최대 고비가 될 수 있다. 또한,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유로존에 유입됐던 달러 유동성이 빠르게 유턴(U-Turn)한다면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것이다.
둘째, 국제 원유가격 상승(Oil-price rising)이 소비 심리를 재차 위축 시킬 수 있다. 유로존의 구매력 확대는 낮은 물가 상승과 원유 가격 하락에 기인하고 유럽 위원회는 국제원유가격 하락이 2015년 GDP 성장률의 0.5%p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따라서 최근 국제유가의 빠른 상승세는 소비 심리 위축과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역내 국가 간 성장 격차(Growth Difference) 지속이 구조개혁을 지연시키고 경제 안정성도 낮출 수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가뿐만 아니라 핀란드도 2014년 실질 GDP가 재정위기가 시작된 2010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들 국가 대부분은 2015년에도 성장률이 유로존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재정위기국들은 꾸준한 재정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경제 회복력으로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5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여전히 역내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넷째, 지정학적 리스크(Geopolitical risk)가 유로존의 수출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 유로화의 가치 급락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됐지만 CIS, MENA 지역의 혼란과 중국의 성장률 저하 등이 유로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CIS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유로존 내 발틱 국가들과 핀란드, 중동 지역이 포함된 MENA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그리스,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들은 이들 지역의 혼란이 지속될 경우 경제 회복력이 약화될 수 있다.
다섯째, 유럽의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 고용의 취약성이 지속되며 고용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 재정위기 국가들의 청년실업률은 50%대로 재정위기는 청년층 고용에 더 크게 타격을 주었다. 높은 실업률 이외에도 유로존 청년층은 불완전취업률이 ’14년 4/4분기 청년층 경제활동인구의 5.7%에 달하고 구직단념자도 10명 중 1명에 달할 정도로 취약한 고용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마르코 부티 EU집행위원회 경제부문 사무국장은 최근 유로존 경제에 대해"유가 하락 및 유로존 각국의 돈 풀기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과 수출이 늘었다"고 분석하면서 "유로존은 여태껏 이런 혜택들을 동시에 받은 적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부티 사무국장은 "유로존 경제가 지금 같은 일시적인 순풍 뒤에 균형 있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팽창할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당장 유로존의 실업률.부채율이 하늘을 찌르는데다 투자는 미약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해 보도한 유럽은행감독기구(EBA)등이 포함된 유럽감독기구합동위원회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유로존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찾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종종 부채비율 확대 및 만기 연장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투자자들이 수익률에 민감해질수록 가격변동이 잦고 투자 시장에 거품이 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목표수익률을 맞추려는 노력이 거품으로 이어지면서 생산적인 투자가 시장에서 밀려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 및 기사 자료: 파이낸셜뉴스 전재>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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