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 Form
extra_vars1 |
||||||||||||||||||||| |
extra_vars2 |
||||||||||||||||||||||||||||||||||||||||||||||||||||||||||||||||||||||||||||||||| |
유머를 통하지 않고는 진실을 발견할 수 없다.
조걸위학(助桀爲虐)- 助(도울 조) 桀(홰 걸) 爲(할 위) 虐(사나울 학)
-악인(惡人)을 도와 나쁜 일을 함을 비유한 말
전국(戰國) 말기인 기원전 206년, 진나라 군대는 붕괴되고 진나라 왕 자영(子영)이 항복하자, 유방(劉邦)은 군사들을 이끌고 진나라의 도읍 함양(咸陽)에 입성하였다. 그는 궁전의 웅장함과 화려함, 그리고 값진 보물들, 많은 미녀들을 보고 내심 그곳에 머물고 싶었다.
이때 번쾌가 궁전 밖으로 나가기를 간청하였으나 그를 듣지 않았다.
다시 장량(張良)이 이렇게 간언하였다.
"무릇 진(秦)나라가 무도하였으므로, 패공은 여기에 올 수 있었습니다. 천하를 위하여 남아있는 적들을 제거하려면 마땅히 검소함을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하는데, 이제 진나라에 들어와 편안하게 그 즐거움만을 누린다면, 이는 이른바 걸왕이 포학한 짓을 하도록 돕는 것입니다[此所謂助桀爲虐]. 또한 충성스런 말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실에는 이롭고, 독한 약은 입에 쓰지만 병을 고치는데는 이롭다[忠言逆耳利于行, 毒藥苦口利于疾]라고 하였습니다. 부디 번쾌의 말을 들으십시오."
이리하여 유방은 궁실과 보물 창고를 폐쇄하도록 명하고 곧 패상(覇上: 지금의 섬서성 서안시 동쪽)으로 돌아왔다. [출전] 사기(史記) 권55 유후세가(留侯世家).
한국은 시방 도가니도 그런 도가니가 없다.
여권은 합당이니 뭐니 시끄럽고 야당은 서로 머리끄덩이 붙잡고 서로 대장 하겠다고 난리고 사회는 이랜드라는 회사 문제로 나라를 들썩거리게 하고 종교계는 아프간으로 떠난 신도들로 뭇매를 맞고 있다. 더구나 가짜 학위로 학계가 뒤숭숭한 판국에 문화계는 심형래의 영화가 온통 전장터를 방불케하는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아마 지금처럼 정신 없이 쏟아지는 뉴스거리도 없을 듯 싶다. 한 술 더 떠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턱 하니 내놓았으니 기자들이 어디로 뛰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카슨 맥켄러즈 라는 미국 작가는 그녀의 작품인 [마음은 언제나 외로운 사냥꾼]이라는 소설에서 ‘유머를 통하지 않고는 진실을 발견할 수 없다.’라고 하였다.
그녀가 20세 때 쓴 소설로 미국문화와 소설을 한 수 아래로 보고 있던 필자가 혈기 방자할 때 이 대목을 읽다가 번개를 맞은 듯 오랫동안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뒤로 사물을 대할 때 한발 비켜서서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 한국이나 영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공통점은 맥켄러즈양이 지적한 유머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는 국가대로 경직돼 있고 사회는 사회대로 첨예하게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종교 또한 이러한 갈등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채 그 갈등의 주체가 되어 인간사회에 부담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을 승리로 이끈 처칠수상은 그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까지 받았다. 그가 낸시 에스터라는 영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원과 설전을 벌일 때 일이다.
낸시:당신이 만일 내 남편이라면 당신의 음료수 잔에 독을 넣고 말겠소.
처칠:그래요. 만일 당신이 내 아내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그 독을 마셔버리겠소.
이제 재영 한인사회도 새로운 지도자를 뽑을 때이다. 여름 햇살이 한풀 꺾이면 강호의 숨은 검객들이 슬슬 자신의 세력을 등에 업고 출사표를 던질 듯하다.
해외 한인회장 선거가 어떤 특별한 이슈가 없는 친목회장 선거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 정치판처럼은 아니더라도 어떤 일정한 규정을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국가나 사회의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식견과 도량, 품격과 신뢰 혹은 신념이나 교양도 중요하겠으나 필자는 무엇보다 유머를 제 1 번으로 치고 싶다.
유머리스트를 지도자로 삼은 사회나 국가는 그만큼 여유롭고 이웃에 따뜻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잠언에 이르기를 ‘미련한 자에게 영예를 주는 것은 돌을 물매에 매는 것과 같으니라’ 그 물맷돌이 여럿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기우고 그 입술을 닫히면 슬기로운 자로 여기우느니라(잠17-28)’라는 성경 말씀 따라 이 시대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려면 입술을 닫아야 하는 것인가. 침묵은 금이라 했으나 유머는 다이아몬드라 했으니 지도자감으로 유머리스트가 없다면 차선이 입술 무거운 침묵하는 자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인신문 편집장 박필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