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폭염 속에서도 성황리에
제4회 재독어린이 그림그리기잔치가 열리다.
재독한인문화예술협회에서는 매년 어린이들에게 창작의욕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밝고 맑은 마음으로 슬기롭게 자라서 미래의 주인공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것을 바라는 취지로 해마다 어린이 그림그리기 잔치를 열어 왔다.
금년은 협회의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매년 개최했던 신록의 계절 5월을 비껴 뒤 늦게 7월에 재독 어린이 그림그리기 잔치를 열기로 했다.
교포 언론지에 행사 광고가 나간 후 많은 분이 문의를 해 왔고 협회의 고민을 아는 분은 격려의 말씀과 성금까지 보내왔다.
7월 들어 연일 계속 된 폭염은 수은주가 30도를 넘어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불볕 더위가 계속 되는가 싶더니 행사 당일도 수은주가 40도에 육박한다는 끔직한 일기예보에 모두 긴장했으나 예정대로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임원모두 내심 노심초사 했다.
인터넷을 통한 메일과 전화를 이용 40여명의 어린이가 신청하는 등, 재독 동포사회에 꿈을 심어 주는 어린이를 위한 행사로 관심이 집중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 협회 임원들은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어린이들이 마실 차가운 음료수를 준비하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차양막을 설치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현직 간호사 임원들은 구급약을 상비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이 행사를 위해 불여 튼튼 만전을 기했다.
그러나 오후 2시 개회식 예정시간이 가까워 오는데도 작열하는 불볕더위 때문인지 행사장 한국정원을 찾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없어 임원들은 초조하고 불안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새로 선임 된 권영숙회장이 주관하는 공식적인 첫 행사인 만큼 그동안 완벽한 행사준비를 위해 동분서주 만전을 기했으나 예상치 못한 불볕더위라는 복병을 만나자 안절 부절하는 신임회장의 당황한 모습이 안타깝게 보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무더운 불볕 더위를 무릅쓰고 아빠 엄마 손을 잡고 한국정원 이슬정자에 모여 드는 어린이들이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접수대 앞을 꽉 메웠다.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게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가 시작 했다.
임완자 총무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애국가봉창이 끝이 나고 이어 권영숙 회장의 인사와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교육원장 문경애원장의 격려사와 재독한인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이며 프랑크푸르트 지역한인회 박선유 회장의 축사가 있고 이어서 진경자 고문의 내빈과 심사위원 소개가 있었다.
참가 어린이들에게 화판과 도화지를 나누어 주기 전에 심사위원 변영숙 화가와 성미향 화가의 심사 기준과 오늘 그림그리기 주제인, "내가 어른이 되면", "사랑하는 우리가족", "우리의 미래 푸른 지구"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꿈을 키워 주는 주제로 어린이 그림그리기 잔치는 문을 열었다.
그토록 뜨겁게 작열하던 불볕은 간간히 불어오는 산들 바람에 조금은 기가 꺾였으나 그 대신 어린이 그림그리기 열기가 더욱 대단 했다.
햇빛을 막아주는 시원한 나무 그늘을 찾아 엄마 아빠가 마련한 돗자리에 앉아, 혹은 배를 깔고 엎드려 하얀 도화지를 펼쳐놓고 상상력에 몰두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불볕 더위가 심한 무더운 날씨에도 어린이들의 그림 속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꿈과 희망을 가득 품은 밝은 해가 뜨고 새와 나비가 푸른 하늘을 훨훨 날고 있었다.
취재를 나온 한 동포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한참 그림그리기에 열중하던 일곱 살 앨런은 크레파스 쥔 손을 잠시 멈추고 다부진 목소리로 우주를 날아가는 우주인이 되겠다고 당당히 장래 희망을 말했다. 그는 동상을 받았다.
비록 입상을 못했지만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하얀 도화지에 자신의 마음 속에 간직한 속깊은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유진이는 병상에 누워있는 아빠와 같이 엄마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아우토반을 신나게 달리는 행복한 그림을 그렸다.
마침 한국의 유수한 벤처회사 대표로 독일에 입성한 K 대표는 오늘 무더운 날씨지만 여덟 살 아들 빈과 같이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에 참가하기를 잘 했다고 감동적인 인사를 전해 왔다.
아들이 장래 어떠한 희망과 꿈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었고 항상 일에 쫓기는 가장으로써 가족들과 같이 단란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던 K대표는 가족들에게 언제나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 왔는데 오늘 아들이 아빠를 생각하고 그린 그림 속의 자신을 발견하고 너무나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심어 주는 이 그림그리기 대회는 동포사회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든 좋은 행사라고 극찬을 하며 이 행사를 위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반가운 소식도 함께 했다.
주어진 시간, 60분 전에 완성된 그림을 제출하는 자신만만한 어린이들도 있었고 마감을 알리는 방송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림 완성에 정열을 쏟는 어린이들도 간혹있었다.
제출된 21점 작품을 심사하는 변영숙 화가와 성미향 화가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방울 방울 맺혀 있었다. 우열을 가리기에 매우 힘든 수작들이 있어 어떤 작품을 대상과 금상 은상 동상으로 뽑느냐에 의견이 분분했다. 고심 끝에 여섯 작품을 입상작으로 결정 했다.
대상은 이건영 어린이, 금상은 윤효빈,박조현 어린이, 은상은 황승민, 이경은 어린이, 동상은 앨런 어린이를 뽑고 최아인,박지우 ,성주홍 유치부 어린이 그림 3점을 뽑았다. 입상한 작품은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민원실에 전시하기로 했다.
꿈은 현실이 아니지만 우리들의 삶 속에서 꼭 지녀야 할 희망이며 이상의 세계이다.
그 꿈을 성취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 해 주는 어린이 그림그리기 잔치는 재독 교민사회에 어린이들의 꿈을 심어주고 키워주는 산실이 되어 주기를 바라며 이순을 훌쩍 넘긴 문예협 임원들은 불볕 더위에도 지치지 않고 사명감을 가지고 몸과 발로 뛰고 또 뛰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보기에 너무 좋았다.
<기사 자료 및 사진 :재독한인문화예술협회 문학부 제공>
독일 유로저널 김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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