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시간 근로계약
(ZERO HOURS CONTRACTS)
사업초기 (a start-up)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혼자서 모든 일 (admin, marketing, purchases and sales)을 처리하게 되는데, 영국인들은 이런 경우 보통 ‘One man band’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한국말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고 하는 표현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또는 사업시작부터 직원을 고용하게 되는데, 오늘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영시간 근로계약 (zero hours employment contracts)' 에 대해 그리고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영국의 고용형태 (employment status types)에 대해 두주에 걸쳐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ZERO-HOURS CONTRACTS
Domino's Pizza, Burger King, McDonald's, Sports Direct, JD Wetherspoon, Subway
우리가 자주 접하면서도 친근한 브랜드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시간 근로계약 (zero hours contracts)'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시간 계약 (zero hours contracts or causal contracts)'은 근로시간을 특정하지 않고 고용주가 원하는 시간에만 일하는 (on call work) 고용계약 방식으로 물론, 급여는 일한 시간만큼만 지급된다.
다음주에 다룰 고용형태 (employment status types)중에서 전형적인 '고용인 (employee)' 이 아닌 '임시고용인 (causal worker)' 범주에 속한다.
• 근무표 (work rota / shifts)를 일주일전에 받아서 출근했는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 근무표이외 추가 노동과 관련해서는 직전에 연락이 오기 때문에 전화를 기다려야만 한다
• 일한 시간에 비례한 유급휴가 (paid holiday)와 병가 (sick pay)가 잘 주어지지 않는다
• 매장이 재단장을 하는 동안에 집에서 무작정 기다려야만 한다
• 자식들에게 주단위로 끼니를 제공할 수 있을지 또는 충분히 일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
하고 있는 영국인들이 25만명이냐 100만명이냐를 놓고 영국통계청 (ONS)과 공신력있는 인력개발연구소 (CIPD)가 재작년에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결국 노동당 의원 (Any Sawford)이 영국통계청장 (Glen Watson)에게 항의편지를 보냈고, 통계청 (ONS /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은 오류(?)를 인정하고, 집계방식을 수정해 70만명의 영국인들이 '영시간 계약'하에 있다고 올해초 공식 발표했다.
자주 언론도마에 오르는 영국 최대 스포츠용품 소매업체인 Sports Direct는 직원 23,000명중에서 20,000명, 직원의 80%인 24,000명을 채용한 펍체인 JD Wetherspoon, 영화관체인 Cine World 그리고 휴가기간 동안 350명의 직원을 영시간 계약으로 채용한 버킹험궁 (Buckingham Palace)까지 '영시간 계약'은 사실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얼마전까지 영국 산업장관이었던 Vince Cable은 '영시간 계약이 문제인 것은 영시간 계약직과 고용주 사이의 독점적 관계 때문에 안정적인 일을 제공하지 않거나 또는 아예 일을 주지도 않으면서 다른 회사로 가는 것도 막는 것'이라고 하면서도, 재무장관 (George Osborne, the Chancellor of the Exchequer)은 실업해소와 노동시장을 일정부분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은 거시적인 경제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당 (The Labour party)과 노조 (trade unions)들은 영시간 계약을 통해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하루살이 인생 (a hand-to-mouth existence)'을 살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a mortgage)신청조차도 할 수 없게 하는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있어서 영시간 계약 (zero hours contracts)를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맞서고 있다.
결론적으로, 1996년 합법화된 영시간 계약은 고용 시간과 임금이 일정하게 보장되지 않아 불공정한 고용계약 (unfair employment contracts)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현대 산업구조의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일종의 산업예비군 (casual workforce) 그리고 경제회생을 거시경제조정으로 기대하는 정부의 묵인아래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칼럼들은 유로저널 웹싸이트나 필자의 회계법인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회계사 최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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