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표준시 변경, 2013년 남한 김무성·최경환 '南 표준시 변경' 추진
북한은 일제식민지 통치의 잔재를 흔적도 없이 청산하기 위해 광복 70주년인 8월 15일 남한이 표준시로 사용하는 동경시 기준 0시 30분부터 ‘평양시’를 사용한다고 발표해 이제는 남북간에 시간까지 차이가 나게 되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동경 127°30′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을 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15일부터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새 표준시 시행을 알렸다.
북한은 평양천문대의 ‘국가표준시계’에 맞춰 인민대학습당 시계탑과과 평양역 시계탑에서 종을 울리며 새 표준시 시행 첫날을 맞았다.
조선중앙TV는 남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로 15일 0시 정각에 0시를 알리는 시계 화면, 종소리와 함께 “평양시간과 더불어 주체조선의 위대한 역사는 주체혁명 위업 최후 승리를 향해 장엄히 흐를 것”이라고 방송했다.
북한 매체들은 ‘평양시’ 사용 소식을 전하며 “일제의 100년 죄악을 결산하고 우리나라에서 일제식민지 통치의 잔재를 흔적도 없이 청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7일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빼앗았다”며 일제 강점기 이후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는 표준시인 동경시를 써왔으나, 앞으로는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간을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북한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표준시를 현재보다 30분 늦추기로 해 박근혜 대통령이 비판하는 등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주요 정치인이 같은 내용의 표준시변경법(표준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회 의안(議案)정보시스템을 인용한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일제강점기에 사용하던 현행 표준시를 다시 사용하기 시작한 뒤 표준시를 대한제국(1908∼1911년)과 광복 후 사용(1954∼1961년)했던 표준시로 환원해야 한다는 표준시변경법이 모두 4차례(2000, 2005, 2008, 2013년) 국회에 제출됐다.
김일성대 교수 출신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가장 최근인 2013년 대표 발의해 현재 소관 상임위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표준시변경법은 국회의장으로 무소속인 정의화 의장, 새누리당 최경환 부총리와 소관 상임위원장인 홍문종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과 인재근 의원 등 국회의원 37명이 공동 발의자로 나섰다. 의원들은 표준시변경법 제안 이유에 대해 “대한민국은 1945년 일본으로부터 영토회복을 통해 공간적 독립은 쟁취하였지만 아직까지도 일본의 표준자오선(子午線·동경 135도)을 표준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바 시간적 독립은 아직 쟁취하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또 2008년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박대해 의원이 대표 발의한 표준시변경법은 김무성 대표, 황우여 부총리,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이상 새누리당) 등 23인이 공동발의했다. 당시에도 의원들은 “표준 자오선을 우리 국토의 중심부를 지나는 동경 127도 30분으로 하여 국가정체성과 국민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2005년에 제출된 표준시변경법의 경우엔 새누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정문헌 정병국 심재철 의원 등 12인이 공동발의에 참가했다.
역대 표준시개정법에 공동 발의자로 나선 의원 중 19대 국회에서도 현역인 의원은 모두 51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 의원이 43명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야당과 무소속 의원은 각각 5, 3명이다.
1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에 위치한 남북출입사무소 전광판에서 북한표준시 변경에 따른 개성공단 입·출경 변경 시간 안내가 보이고 있다.
북한이 광복70주년인 지난 15일부터 표준시를 기존보다 30분 늦춰 사용함에 따라,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첫 입경시간은 기존 8시 30분에서 9시로, 출경시간은 17시에서 17시 30분으로 변경됐다. <사진: 뉴시스 전재>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