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임기 반환점을 넘어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돕고, 내년 총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핵심 역할을 했던 그룹을 재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 신뢰가 각별한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파문을 계기로 주춤했던 비선 라인,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을 비롯해 몇몇 친박계 의원, 원외 인사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좁은 ‘인재풀’로 허덕이는 박 대통령이 다급해져 결국 일을 믿고 맡길 만한 최측근들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외곽의 비선 라인들에게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이 나돈다.
또한, 정치권에선 이들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끄는 비박계와의 ‘총선 전쟁’을 앞두고 친박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주간현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 1998년 정계입문 후 인사, 정책개발 등 주요 현안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공식 라인보다는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비선들의 도움을 선호했다.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참모들이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며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막후 비서실장’으로 통했던 정윤회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씨는 2004년 공식 직책에서 물러났지만 그 이후에도 줄곧 박 대통령 최측근으로 통했다.
특히 201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던 특정 비선그룹의 ‘남다른’ 행보가 눈길을 모은다. 이들은 대선 당시 지금의 대통령비서실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과 긴밀한 핫라인을 구축해 핵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 승리 후 인수위 시절엔 주요인선 작업에 관여했다. 박 대통령 ‘밀봉 인사’의 실무진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한동안 포착되지 않았던 이들이 또다시 물밑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
권대우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 입장에선 로열티는 기본이고, 대선을 승리로 이끈 능력까지 검증이 된 인사들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들을 다시 부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대선 때 맹활약을 했던 비선라인의 재부상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이 올해 후반기 화두로 던진 노동개혁과 광복절 특사 아이디어도 여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여권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3인방 등 몇몇 핵심 친박 의원들이 가세한 비선 라인이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주도할 핵심 세력이 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을 달지 않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그중 하나다. 비박계와의 총선 룰 전쟁(오픈프라이머리), 새로운 인재 영입 등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점쳐지는 것이다.
대선캠프 출신 원로인사는 “(비선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통치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면 박 대통령이 너무 거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문제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로저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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