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를 찾아서 (2) 이명세

by 유로저널 posted Jun 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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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팀 버튼 감독에 이어 이번 주에 만나보는 이 시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은 우리나라 영화계 최고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명세 감독이다. 영화의 시각적, 음향학적 요소보다 스토리를 강조하는 내러티브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치중해온 국내 영화계에서 어쩌면 이명세 감독이야말로 가장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영화적 특징들을 잘 살려내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서는 독보적인 비주얼리스트라 할 수 있다. 그와 함께 영화 작업을 해본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장면장면을 미리 스케치하는, 이른바 사전 콘티 작성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한다는 후문이다. 즉,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뛰어난 비주얼은 그러한 그의 꼼꼼한 장인정신에 의해 탄생되는 작품인 셈이다.

서울예전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이명세 감독은 당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이장호 감독의 연출부를 비롯 배창호의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조감독을 거쳐 1988년 ‘기쁜 우리 젊은 날’과 제법 유사한 조명과 롱테이크를 사용한 촬영 기법을 사용한 작품 ‘개그맨’으로 감독데뷔를 했다. 당시 영화로서는 드물게 패러디 형식을 취해 찰리 채플린 영화를 상당부분을 패러디했으며, 한국영화 치고는 제법 독특한 작품으로 인정받았으나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그러다가, 1990년 당대 최고의 스타인 박중훈, 최진실을 기용해서 신혼 부부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통해 비로소 비평가들과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미 이 작품에서 이명세 감독은 특유의 세심한 세트 설정과 조명기법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적 세계를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유리창이나 화면 내 조명과 같은 소품을 통한 소박한 정서를 자아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작품은 남녀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 실감나는 상황설정과 대화를 통해 자신이 연출하는 작품의 각본도 담당하는 이명세 감독의 최고 각본작으로도 손꼽히고 있다.

이 작품에 성공에 힘입어 김혜수를 기용해 연출한 ‘첫사랑’은 이명세 감독의 연출세계를 가장 개인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극의 일부분을 만화로 처리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이전작 보다 더 시각적인 부분에 할애를 하지만 다소 엉성한 내러티브로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이어서 연출한 ‘남자는 괴로워’ 에서도 역시 빈약한 내러티브와 약간은 과장된 휴먼코미디를 추구했고, 강수연과 김갑수라는 명배우를 기용한 ‘지독한 사랑’은 지루하다는 혹평을 얻으며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1999년 안성기, 박중훈 명콤비를 기용하여 연출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돌아온 이명세 감독은 이 작품으로 그 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으며 역시 한국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는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비주얼을 선보였다. 비지스의 ‘Holiday’가 흐르는 가운데 안성기가 빗속에서 벌이는 계단 살해장면, 클라이막스의 혈투장면 등 영화의 시각적 매력을 최대한 활용한 이 작품은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대상ㆍ감독상ㆍ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이명세라는 한국의 스타일리스트 감독을 세계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 이후 당시 TV 드라마 ‘다모’로 이미 퓨전사극 바람을 등에 업고 유사한 역할로 검증된 하지원과 청춘스타 강동원을 기용해 연출한 ‘형사’ 역시 이명세 감독의 취향에 딱 맞는 그런 비주얼 강한 퓨전 무협사극으로 탄생되었다. 일부 비평가들과 관객들은 다소 빈약한 내러티브를 강렬한 비주얼로 무마시켰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 첫 연출한 작품인 만큼 이전보다 발전된 촬영기술에 힘입어 전작들보다 더 뛰어난 비주얼을 선보였음은 부정할 수 없었다.

데뷔작인 ‘개그맨’부터 최근작인 ‘형사’까지 이명세 감독은 자신의 연출한 모든 영화의 각본을 직접 담당했으나, 사실 그는 뛰어난 이야기꾼은 아닌 것 같다. 때로는 빈약하고, 때로는 유치한 내러티브가 종종 거슬리기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영화의 비주얼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감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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