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9일 쿠웨이트의 쿠웨이트시티에서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4차전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구자철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4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2위 쿠웨이트(3승1패)를 승점 3점 차이로 따돌리며 최종예선 진출의 7부 능선을 넘어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니지만, 4경기에서 무실점 전승을 거뒀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의 최대 고비인 쿠웨이트 원정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1)은 지금껏 해결사 노릇을 도맡아 왔던 양 날개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골머리를 앓다가 그 해법으로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을 선택한 것이 이번 경기 승리의 비책이었다고 경향신문이 분석했다.
구자철이 살아난 배경은 달라진 역할에 있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왼쪽 날개로 내보냈지만, 위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측면에서 경기를 시작하되 중앙까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골문을 노리라고 주문한 것이다. 다재다능한 그를 살려내려면 움직일 수 있는 폭도 넓혀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올여름 친정팀 아우크스부르크에 복귀하자마자 시즌 첫 골과 도움을 기록한 그의 활약을 면밀히 지켜봤기에 가능한 선택이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서로 위치를 바꿔가면서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한 것이 오늘 전술의 핵심”이라고 귀띔했다. 구자철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판이 깔리자 훨훨 날았다.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12분 헤딩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구자철은 팀 동료 박주호(도르트문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파고들면서 헤딩슛, 골망을 갈랐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특정 선수만 바라보는 축구는 안된다”며 “오늘처럼 구자철이 살아난다면 손흥민이 복귀했을 때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본업은 수비형 미드필더였지만,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서 국가대표로 발돋움하면서 골 냄새를 맡는 킬러로 변신했다. 그는 5골을 넣어 대회 득점왕에도 올랐다. 구자철을 해결사로 키워낸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방에서 순간적으로 과감하게 움직이거나 문전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슈팅도 재치 있게 할 줄 아는 기술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한국 축구는 그동안 중동 원정만 나가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0년부터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원정 3승2무2패를 기록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고도 중동의 무더위와 건조한 잔디 상태, 그리고 텃세 탓에 평소보다 더 경기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슈틸리케 감독이 취임한 뒤 네 번의 중동 원정경기에서 3승1패로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올해 열린 레바논전(3-0)과 쿠웨이트전(1-0)의 2 경기는 모두 무실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른 선제골과 더불어 견고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전략이 빛을 발한 셈이다.
유로저널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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