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전후 최대 난민 유입으로 기본 근간 흔들려
올 여름부터 시리아 등지로부터 유입되는 난민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회원국들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유럽연합(EU)의 가장 기본적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들 난민 수는 8월까지 무려 50만 명 이상이 망명 신청을 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가, 올해 말까지 총 80만 명 가량이 더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2차 대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예정이라고 Le monde, Rtl, L’Echo지 등 현지 언론보도를 인용해 뷔르셀KBC가 전했다.
지금까지 유러으로의 유입된 최대 망명 자 수는 1992년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발생한 67만 명이다.
이 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난민의 수로 검문 폐쇄를 통해 국경을 통제하기 시작해 , EU 내 회원국들간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의 기본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
솅겐조약은 유럽의 화폐통합(유로존)과 더불어 지리적 통합을 이뤘다고 간주되는 등 유럽통합의 상징으로 불려왔으나, 이번 난민사태로 회원국 간 갈등이 고조화되면서 그 조약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독일은 8월 25일, 독일에 입국하는 모든 시리아 난민들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독일 내 난민의 수가 급증하자 9월 13일 더 이상의 난민 수용은 불가하다는 뜻을 밝히며 오스트리아와의 국경을 폐쇄하고 검문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같은 독일 국경통제에 영향을 받은 오스트리아는 9월 14일부터 통제조치를 단행했고, 슬로바키아도 독일의 영향으로 국경 통제를 시작했으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국경 지역의 검문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6월 이탈리아로부터 건너오는 난민들에 대한 국경통제를 실시했고, 9월 16일 Manuel Valls 총리는 난민 위기상황 발생 시 다시금 국경을 통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9월 14일부터 국경 20㎞ 이내 거리에서 차량 불시 검문 및 기차 내 검문을 시행하고 있다.
벨기에는 지난 8월 21일 발생한 탈리스 열차 테러사건 발생에 따라 벨기에 총리 Charles Michel은 개인 식별 및 수하물 모니터링 등의 필요성을 크게 강조하며 솅겐조약 내용에 대한 보완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9월 말부터 선택적 검문(Selective check)을 시행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는 27일 올 들어 지중해를 건넌 난민 규모는 70만5200명(아이들이 20%이상)으로 이중 56만2355명이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에 도착했고 약 14만명은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하거나 실종된 난민 수도 3210명에 달했다.
IOM에 따르면 난민들은 대부분 오랜 내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국가 출신들로 이들중 절반 이상은 시리아 출신이며 전체의 약 18%는 아프가니스탄, 또 6%는 이라크에서 왔다.
IOM은 "지난 24일과 25일 그리스에 도착한 난민은 각 5239명과 4199명"이라며 "기상 조건이 악화되고 파도가 거세 IOM이 해상에서 난민선을 추적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는 난민 입국을 전면 차단하고 인근 세르비아, 루마니아 간 국경 폐쇄 범위를 확대하며 난민들의 EU 진입을 막고 있어 비난받고 있다.
독일에서 스웨덴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지나는 통로에 위치해 있는 덴마크는 북유럽으로 난민이 유입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9월 9일부터 독일과의 국경지역 검문을 시작했다.
유럽의회 자유당 대표 Guy Verhofstadt에 따르면, 이번 난민유입 사태는 유로존 경제위기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EU가 유럽통합에 대한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은 비록 솅겐조약 가입국은 아니지만, 영국 내무부 장관 Theresa May는 지난 7월 29일 열린 EU 주요국 내무·교통 장관회의에서 난민사태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국경통제 부활을 제안한 바 있다.
솅겐조약으로 인한 검문 없이 국가 내 자유로운 이동은 테러의 위협을 가중시킨다는 회의론적 시각은 이번 난민유입사태 이전에도 존재했었으나, 이번 발생한 벨기에 탈리스 열차 테러사건을 계기로 조약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국 및 독일 등은 솅겐조약 때문에 이번 난민 유입사태가 더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유럽 내에서는 그렉시트, 브렉시트 다음으로 쉐시트(Schexit)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서서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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