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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뿌리를 찾아’, 디지털로 부활한 만월대

by eknews posted Nov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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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뿌리를 찾아', 디지털로 부활한 만월대




개성 ‘만월대’ 특별전, 분단 이후 첫 남북 동시 개최 전시


600여년 찬란한 고려의 역사를 품고 있는 개성 만월대(滿月臺). 광복 70년을 맞아 남과 북이 공동으로 기획한 ‘남북 공동발굴 개성 만월대 특별전’이 서울과 개성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한 유물을 일반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이자 분단 이후 동시에 개최되는 첫 전시로 의미가 더욱 깊다.


201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개성 만월대는 고려 태조 왕건이 송악(개성)에 도읍을 정한 후 돌을 다듬어 층계를 만들고 기슭을 보호하며 궁궐을 세웠다. 1361년 공민왕 때 홍건적의 침입으로 소실되기 전까지 고려의 찬란한 역사를 반영한 궁궐로 지금은 만월대라는 이름의 궁터로 남게 됐다.


“동서 양쪽의 섬돌은 붉게 칠하였고 난간은 구리로 꽃무늬를 만들어 꾸몄는데 웅장하고 화려함이 모든 건물 중에 제일이다. 날아갈 듯 연이은 용마루에, 울긋불긋 단청으로 장식하여 바라보기에 깊은 맛이 있다.”


개성 만월대의 웅장하고 화려했던 당시의 모습을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도경’에 기록한 표현이다. 자연지세를 살린 독특한 건물배치를 이루고 있으며 같은 시기의 중국이나 일본 궁궐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모습이라고 기록에 남아있을 만큼 고려사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다.


남북이 지난 2007년부터 9년간 6차례 만월대 유물을 발굴했으며 발굴작업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2011년 발굴이 중단됐으나 지난해 7월 재개됐고 올해는 180일이라는 역대 최장기간 조사에 합의했다.


 북한 개성 고려박물관에서는 유물전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디지털 전시로 기획됐다. 개성 고려박물관에서는 이달 15일까지 도자기와 접시, 막새, 잡상 등 만월대 출토 유물 100여점이 전시된다.


만월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입체감 있게 꾸며진 서울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성 만월대에서 남북이 공동발굴한 유물을 3차원 입체영상 홀로그램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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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남북공동발굴 개성 만월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디지털 유물 감상 뿐만 아니라 남북이 공동으로 유물을 발굴하고 조사하는 과정 등도 살필 수 있다.


디지털 기술로 부활한 개성 만월대


11월 6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서울 전시는 ▲하나의 뿌리를 찾아 ▲600년의 깨어남, 디지털 기술로 부활 ▲하나됨의 첫발, 공동 발굴의 현장 ▲다른 공간, 같은 역사 ▲시공을 넘어, 만월대를 걷다 ▲약속 등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전시장 입구의 선죽교를 형상화한 다리를 지나면 개성 첨성대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북한의 국보 문화유물 131호인 개성 첨성대를 지나면 이번 전시의 의미를 압축하고 있는 ‘하나의 뿌리를 찾아’ 섹션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곳에서는 남북이 지난 2007년부터 함께 유물 발굴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도자기, 접시, 막새, 잡상 등 3차원 입체영상 홀로그램으로 구현한 유물이 전시된 ‘600년의 깨어남, 디지털 기술로 부활’ 섹션에서는 인터랙티브 키오스크 고해상도 이미지를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여러 각도로 감상이 가능하다.


유물전시는 앞모습만 관람할 수 있지만 최첨단 디지털 기법을 이용해 유물의 앞뒤, 상하좌우로 자세하게 관람이 가능하다.


3D프린팅으로 재현한 만월대 주요 출토유물도 감상할 수 있다. 출력방식은 CJP방식의 컬러젯 3D프린팅이고 재료는 도장과 증착이 잘되는 석고, 파우더를 사용했다. 도색은 3D프린팅의 컬러정보보다 전시를 위한 후가공 도색을 채택에 실물과 흡사한 효과를 얻었다.


만월대를 본딴 입구를 지나면 ‘하나됨의 첫발, 공동 발굴의 현장’ 섹션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남과 북이 함께 만월대 유물을 발굴 조사한 과정들이 자세하게 담겨져 있다.


남과 북 대표가 직접 작성한 개성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합의서도 볼 수 있다.


‘다른 공간, 같은 역사’ 섹션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출토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00여 점의 출토 유물을 실물로 볼 수 있다.


개성 출신 미술사학자 우현 고유섭(1905∼1944) 박사의 지도도 볼 수 있다. 고유섭 박사는 개성박물관장 시절 실측한 지도와 각종 자료 등 만월대 복원에 큰 구실을 했다.


유물을 감상하고 나면 ‘시공을 넘어, 만월대를 걷다’ 섹션에서 버츄얼 영상을 통해 개성 만월대를 실제로 본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이 가능하다.


관람객들은 가상현실을 볼 수 있는 HMD와 벽 전면을 활용한 이미지 월, 3차원 입체영상 홀로그램 등으로 만월대 발굴조사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린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하 좌우 앞 뒤 모두 볼 수 있어 실제로 개성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관람객 이경수 씨는 “개성 만월대에 다녀온 듯한 느낌”이라면서 “역사공부와 함께 다양한 디지털 전시를 체험할 수 있어 여러모로 유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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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개성 만월대를 간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남북 문화 협력 전시, 통일을 향한 염원 반영


버츄얼 영상체험을 하고 나면 이탈리아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남긴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일러스트 작품 ‘약속 KOREA’는 한반도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백창현 인터아트채널 이사는 “하나의 역사를 찾기 위해 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면서 “이번 전시는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한반도에 통일의 미래를 그리기 위해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적 가치를 나누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월대는 고려사의 맥박이 뛰고 있는 곳”이라면서 “분단의 벽을 뛰어넘어 남북에 흩어진 유물이 만나기에 문화재의 이산상봉이라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기사 자료 및 사진: 문화관광체육부 제공>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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