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문, 천국의 문 2
오귀스트 로뎅(Auguste Rodin 1840-1917)
조각가 오귀스트 로뎅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그의 일생의 역작들이 망라되어 있다. 30년이상 만들어진 개별적인 조각 작품 중 선택된 작품들이 이 지옥의 문을 장식하고 있다. 모든 작품들을 그림자 밑의 생각하는 사람Penseur이 관조하고 있다.
"지옥의 문"을 창작하면서부터 로댕의 작품은 서서히 현대적이고 추상적 경향이 나타난다.
이 로댕의 최고의 걸작품은 서울, 파리, 취리히, 미국 필라델피아와 캘리포니아의 스탠포드 대학, 일본 도쿄 등 전 세계에 걸쳐 소장되어 있다.
1879년 오귀스트 로뎅에게 법제처와 감사원이 있는 오르세 궁에 1882년 개관할 장식 예술 박물관 입구에 설치할 작품 제작을 주문한다. 주문서에는 “단테의 《신곡》을 표현한 부조 작품들로 장식을 할 것”이라는 제작 조건이 명시되어 있었다. 단테의《신곡》 첫 장은 고대의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지옥으로 시작해서 연옥으로 가는 노래다.
단테의 천국은 평생의 연인 베아트리체와 함께 간다.
로뎅은 독서광이다. 처음으로 그는 단테의 신곡을 읽었고 그 곳에서 다른 세기에 있는 고통 받는 육신들을 보았다. 동 시대를 심판하는 시인을 보았다. 그는 동 시대의 “악의 꽃”의 시인 보들레르를 보았다. 그 들의 시에는 글이 아닌 형상들이 꿈틀 거리고 있었다. 시인의 손에서 빚어 지고 있는 고통 받는 걱정에 근심에 염려에 휩싸인 인간들을 보았다.
르네상스를 탄생시키며 서양 예술의 거대한 새로운 움직임을 기록한 작품이 되었던 콰트로센토의 이탈리아 조각가 기베르티(Lorenzo Ghiberti, 1378~1455)의 작품 "천국의 문"의 전체적인 구성을 모델로 만들어 진 이 지옥의 문은 무질서하고 혼동에 휩싸인 양상을 띠며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예술을 태동하고 있었다.
천국의 문 1425년-1452년 청동 520 x 310 피렌체
지옥문(La Porte de l'Enfer) 635×400cm, 1880~1917년
작품 윗부분의 세 인물은 지옥에 거주하는 세 개의 어둠을 나타내고 있으나 이것은 실제로 천국에서 쫓겨난 아담의 인간적인 걱정과 근심과 염려의 또 다른 표현이다.
아사의 탑에 갇혀 혈육의 살점을 뜯어 먹은 위골렝(Ugolin)의 이야기 등 인간의 정념과 야수성을 육체의 뒤얽힘을 통해 지옥의 또 다른 표현이다. 아래쪽은 정념에 이끌려 서로 껴안고 있는 파올라와 프란체스카의 지고한 사랑은 입맞춤으로 마무리 된다.
지옥의 문에는 로뎅이 창조한 단테의 글의 형상이 보여 준 모든 형상들이 그 그룹들이 그 깊은 영혼의 추억으로부터 빠져 나오고 있다. 그 인간들이 부딪는 접점에 그 인생들의 감정과 동작을 싣는다. 그가 만들어 낸 형상들의 동작에는 잡고 취하고 잃고 버리고 놓고 고통 당하고 소리치고 호소하고 떨어 지고 오르고 포기되고 있다. 조각가의 영혼 속에 벌어 지는 모든 감정의 복선이 단테가 그려 놓은 형상이 그의 작은 두 손에서 조각된다.
위 쪽 가운데〈생각하는 사람〉은 모든 인간의 어지러운 움직임을 내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첫 번째 13년의 고독한 작업 후에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였을 때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에 다시 아틀리에에 들어가 13년을 더 작업하였다. 자신의 영혼에게 물어 가며 작업한 후 껍질을 벗고 나온 로뎅은 더 이상 대중의 기호를 묻지 않는다. 사람들이 의문을 갖기 시작할 때 그는 더 이상 생각할 것이 없었다. 그의 내면이 하나 하나 다 작품 구석 구석에 새겨 지고 조각되었다.
이 지옥의 문에 로뎅은 조각가로서의 진솔한 자신의 내면의 삶을 일기처럼 써 내려 가며 빛이 머무는 재료의 표면에 조각하고 있었다.
지옥문의 주인공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은 알려지지 않은 이름 없는 노동자다. 노동자 계층에서 처음으로 조각된 영웅이다. 〈생각하는 사람〉은 철학자가 아닌 헤라클레스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놀랍게 발달한 근육질 가운데 모든 힘이 다 모여 있는 듯하며, 근육질 하나하나가 다 긴장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어깨의 선은〈투우〉의 어깨를 연상시킨다.
생각하는 사람 (Le Penseur) 청동, 71.5x40x58cm, 1906년
"생각하는 사람"은 불발되었지만 장식 예술 박물관의 정문으로 예정된 〈지옥문〉의 상단에 놓여질 조각이었다. 로뎅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처음에는〈지옥의 문〉에서 자신의 운명을 명상하고 있는 인간을 나타내기 위해 조각한 작품이었다.
그가 일생 참고하고 다시 묻곤 했던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도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채플에 그린 최후의 심판에서 다른 추락하는 인간들의 팔에 잡힌 인간이 지옥문 앞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에서 로뎅은 이미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 작품은 1904년 쌀롱전에 첫 출품되었을 때 모든 이들의 조롱을 받았으나 무레(Gabriel Mourey)의 후원에 힘입어 빠리 시민들의 모금으로 청동으로 다시 만들어져, 1906년에 빠리 시에 기증되어 만인의 찬탄 속에 빵떼옹 신전 앞에 놓였다가, 1926년 불운하게도 통행에 방해가 되고 벌거 벗은 남자의 알몸을 대중 앞에 세우는 풍속을 해치는 작품이라는 된다는 이유로 이후 오뗄 비롱(현재의 로댕 조각관)으로 옮겨져 정원에 놓이게 되었다.
조각가의 모델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를 취하여 보면 지옥문에 올라서서 생각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앉아서 오른 손을 접어 턱 위 입술에 붙이고 오른 팔꿈치를 왼 발의 무릎 위에 놓고 잠시 생각에 잠겨 보면 이 자세가 바로 지옥에서 생각해야 할 자세다. 인생 고난의 무게가 이 생각하는 사람의 자세에서 실감나게 다가 오고 있다.
<유로저널 테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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