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11개월 연속 0%대, 체감물가는 훨씬 높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개월 연속으로 0%대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와 달리 체감물가는 이보다 훨씬 높은 곳으로 예측되고 있다.기획재정부는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9% 올랐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를 기록한 이후 11개월째 0%대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의 1.0%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1%에 근접했다.
저유가 등 공급 측 요인으로 휘발유(-15.9%), 경유(-20.9%), 자동차용 LPG(-23.4%), 등유(-28.0%), 취사용 LPG(-15.5%) 석유류 제품 가격이 소비자물가 하락세를 이끌었다.
양파와 마늘, 쇠고기 등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낮은 가격에 따른 기저 효과로 가격이 크게 올라 상승 폭을 높였고, 수도권 전월세 가격과 대중교통 요금이 올라간 점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시내버스 요금(9.0%), 전철요금(15.2%), 하수도요금(14.4%) 등 공공요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고 전세는 4.0% 상승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 가격은 계속 오르는 등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훨씬높다는 주장이다.
최근 통계청는 최근 공식 물가지표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크다는 비판에 따라 내부적으로 의식주물가지수를 산출한 결과,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월평균 의식주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2년(4.1%), 2013년(1.6%), 2014년(1.4%)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공식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0.6%에 불과하다. 소비자물가는 11개월째 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나타난 일반인의 물가 인식 수준은 지난달 2.4%로,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0.6%)의 4배 수준이다. 통계상의 소비자물가는 구입 빈도를 고려하지 않고 산출되지만, 체감물가는 소비자들이 자주 사는 품목의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기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측정되지만, 개별 가구는 이 중 일부만을 소비한다. 지난달 8월 기준으로 보면 휘발유·경유 등 자동차 연료가격이 떨어져 교통 부문 물가가 6.5% 하락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자동차 연료가격 등 물가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평균의 함정’이다.
한국 유로저널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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