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에 한국 금리 내년 하반기 이후 점진적 인상 불가피
한국은행이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겠지만 가계·기업부채의 부실문제와 경기침체 심화 등 금리정책의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우리 경제는 자본유출 우려와 함께 중국 및 취약신흥국 경로를 통한 위기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 자본 유출입이 자유로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생겨날 수 있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재정 등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이 위기가 다른 국가로 확산하면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한·미 간 금리 차가 줄면 채권투자 자금 등 유출폭이 커질 수 있다"며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돼있더라도 금융시장 불안기인 만큼 외화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교수는 “1994년 미국금리인상이 있은 후 1997년 아시아외환위기, 2004년 미국금리인상 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며, “미국은 올해 12월 0.25% 금리인상 이후 내년 중 0.75%에서 1% 정도 인상할 것으로 전망돼 한국경제는 달러 강세 예상에 따른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등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내수를 부양하기 어려운 지금 환율정책을 통해 위안화와 엔화의 평가절하만큼 원화를 절하해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며, “다만 원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는 자본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어 자본유출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환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유출 대비책으로 △외국인 채권소득에 대한 세율 인하 △미국·일본과 스왑의 상시화를 통한 외환보유고 확충 등을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위험성은 한국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진단했다. 기초체력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의 주식가격과 통화가치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한국경제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양호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환보유액 여력이 있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계획을 오래전부터 예고해 대응책 마련이 가능했고, 세계적인 추세와 다르게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부담요인이므로 이전보다 점진적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 아주경제 뉴스 전재>
한국 유로저널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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