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 상주하는 해외 언론 기자들의 관심사는 다름 아닌 ‘한국 남자’다. 로이터 통신이 <육아휴직 내는 한국의 슈퍼대드>를 보도한데 이어 BBC는 <한국 전통의 변화…부엌에서 요리하는 남성>을 보도했다.
해외홍보문화원에 따르면 로이터는 한국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내며 지금까지의 관행과 결별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커리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을 중점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며 “육아 휴직을 활용한 남성은 2014년 3421명에 불과했지만 이는 2012년의 1790명에서 두 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2015년 상반기에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40% 급증했지만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남성 육아 휴직자 비중은 여전히 5%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남성 육아 휴직자 비중을 3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남성이 자녀 양육과 가사를 멀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한국의 문화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리얼리티 TV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언급하며 “남성 유명인들이 자녀를 돌보는 프로그램이 아빠들이 직접 육아에 참여하도록 유인하는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육아휴직중인 회사원 정상훈 씨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 아침 준비부터 설거지까지 전부 할 만한 하다. 내가 중시하는 가치를 위해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버지 세대와는 다르게 살고 싶어 육아휴직을 냈다”고 밝혔다. 정 씨는 또한 자녀들이 어린이집에 가기 전 양말 신는 것을 도와주고 우는 2살짜리 아들을 달래며 자신이 자란 환경과 지금이 얼마나 다른지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직원 100명 중 육아휴직을 낸 첫 남성이다.
BBC는 영상 기사를 통해 요리하는 한국 남성들을 조명했다. 2분 40초에 달하는 이 영상에는 남성들이 대거 등장하는 요리프로그램과 남성들을 위한 요리교실의 모습이 담겨있다. BBC는 “요즘 한국 TV프로그램은 요리하는 남자들로 가득하다. 채널을 돌려보면 유명 남자 셰프들이 나온다”며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와 tvN의 ‘집밥 백선생’을 소개했다.
BBC는 “요리하는 남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이 전통적인 나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지를 알 수 있다”며 남성들을 위한 요리 교실의 풍경을 전했다.
요리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박경희(65)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에 한국에서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서는 안 됐었다. 그래서 남자는 아내 없이는 살 수가 없었다. 나는 해외에서 일을 한 반면 가족들은 한국에서 지냈기 때문에 아버지가 절대로 하지 않았던 요리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BBC는 “앞치마를 두른 남성은 성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한 가지 척도”라며 “한국이 현대화를 거치면서 ‘남자는 이래야 한다’ 혹은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점차 탈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BBC에 소개된 ‘남성들을 위한 요리교실’ 전재>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urojournal26@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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