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죽
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본 대사일 것이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대사이다. <햄릿>은
세익스피어의 희곡 중 4대 비극의 하나로 햄릿이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고민할 때 했던 독백이다.
2014년 올해는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의 탄생 450주년되는 해이다. 그 기념으로 그를 만나러 세익스피어의 마을 ‘스트랏포드 어픈 애이븐 Stratford upon avon’으로 떠나본다.
런
던에서 차를 타고 1시간 40분쯤 가다보면 도시의 이정표가 나온다. 도시가 가까워지니 그의 마을이 더욱 궁금해진다. 영국을 넘어서
세계의 문호로 450년이 지나도록 사랑받고 있는 세익스피어! 그가 생을 시작하고 생을 마감한 마을은 어떤 곳일까…
도시에 들어서면 세익스피어 마을답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그의 동상이다. 그는 작품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함께 조각되어 있다. 그의 비극 작품 중 하나인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 동상이 보인다.
마
녀들의 달콤한 예언과 부인의 부추김에 주인공 맥베스는 던컨 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다. 하지만 불안감에 주변 인물들을 죽이고
부인도 몽유병과 악몽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고 결국 맥베스도 죽임을 당하는 권력욕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고결한 인격을 가진 맥베스는 욕망의 늪에 빠져 파멸로 이르게 되고 욕망이 가득했던 잔인한 레이디 맥베스는 속죄한 뒤 죽어간다.
“Fair in foul, and foul is fair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
선과 악의 대립되는 가치가 엉키고, 보이는 것과 내적 진실이 다름을 이야기 한다.
작품에서의 레이디 맥베스는 잔인하고 권력욕이 강한 악마적 여성 캐릭터이다. 하지만 레이디 맥베스의 동상은 무시무시한 대사를 하는 주인공답지 않게 나약하고 순결한 여자의 모습으로 보인다.
눈
앞의 큰 이익이라는 욕망 앞에서 선함은 존재감이 약해진다. 맥베스 부부가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겪는
고뇌와 갈등은 누구나가 깊은 무의식 속에 간직하고 있을 덧없는 욕망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꺼져라 꺼져,
짧은 촛불이여! 인생이란,
한낱 걷고 있는 그림자 같은 것,
주어진 시간 동안 무대에서 연기하는 배우 같은 것,
얼마 안가서 영영 잊혀져버리지 않는가.
- <맥베스> 중
세익스피어가 태어난 집은 16세기 그대로 복원되어 있다. 장갑 제조업자이자 지역의 유지의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란 그는 18세때 8살 연상의 앤 해서웨이와 결혼해서 3명의 딸과 아들을 두었다.
마을에는 생가 이외에도 이것저것 구경할것들이 많다. 생가 주변에 그가 죽기 직전에 머물렀던 ‘Nash House’와 사위의 이름 존 할스의 이름을 붙인 ‘Hall’s Croft’가 있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유명한 이름의 집도 만나게 된다. ‘Harvard House 하버드 하우스’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설립자 존 하버드의 어머니의 집으로, 기증을 통해 현재는 하버드 대학교의 소유이다.
마을은 참으로 아기자기하게 예쁜 샵들이 많다. 오래된 도시여서 그런지 앤틱샵도 많고 달콤한 스윗샵, 일년내내 크리스마스 용품만 파는 샵도 보인다.
오밀조밀한 마을을 구경하다보면 세익스피어의 무덤이 있는 교회에 다다르게 된다. 교회에는 그와 부인, 딸, 사위가 함께 묻혀있다.
교회 옆으로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Avon 애이븐’ 강이 흐른다. 유유히 흐르는 강을 따라 오솔길을 걸어본다.
“내 그대를 여름날에 비할 수 있으리까?
그대가 훨씬 사랑스럽고 온화한 것을
거친 바람이 오월의 향긋한 꽃봉오리를 흔들고
우리에게 허락된 여름은 너무 짧구려.
때론 하늘의 눈이 뜨겁도록 반짝이고
그 황금빛 안색이 흐려지는 것도 자주 있는 일
우연 또는 자연의 무상한 이치로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때때로 시들지만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이름만은 시들지 않으리
그대가 지닌 아름다움도 잃지 않으리”
- 셰익스피어 <소네트> 18번 중
‘A Midsummer Nights Dream
한 여름 밤의 꿈’
어둠과 달, 환상의 마력이 지배하는 오베론의 숲,
잠과 꿈, 욕망과 상상력이 펼쳐 내는 또 하나의 마법 같은 세계
진실한 사랑을 찾는 연인들이 벌이는 한바탕 유쾌한 소동
-<한 여름 밤의 꿈> 표지 중
<한 여름 밤의 꿈>은 <베니스의 상인>, <말괄량이 길들이기>, <뜻대로 하소서>,
<십이야>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으로 불린다. 인간의 참사랑을 주제로 요정들의 세상과 마법이 만나 동화같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사랑은 저급하고 천하며 볼품없는 것들을
가치 있는 형체로 바꿔 놓을 수 있어.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거야
그래서 날개 달린 큐피트를 장님으로 그려 놨지.
게다가 사랑 신의 마음은 판단력도 전혀 없어.
날개 없고 눈 없으니 무턱대고 서두르지
그러니까 사랑을 어린애라 하잖아.”
-헬레나의 대사 중
“영국인의 마음의 고향 코츠월드를 산책하다”
셰익스피어의 문학에 취해 영국의 시골 풍경을 따라가다보면 창밖으로 벌꿀색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야를 가릴 것 하나 없는 구릉지의 푸르른 풍경이 사랑스럽다.
‘버
튼 온 더 워터 Bourton on the water’ 마을이 속해있는 코츠월드는 넓은 구릉지대에 크고 작은 마을들이 모여있는
영국의 전원마을이다. 이 마을들이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것을 보면 19세기 영국 전역을 휩쓸었던 산업혁명도 작고
사랑스러운 마을들은 어찌할 수 없었나 보다.
사람들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작은 강 주변에 모여 앉아 평화롭고 한가로운 오후의 한때를 보낸다. 예쁜 꽃들로 수놓여 있는 강변의 카페에서는 막 구워낸 따끈따끈한 스콘과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
코
츠월드 마을 중 잉글랜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있는 마을이 있다. ‘바이버리 Bibury’ 마을이다. ‘아링턴 로우
Arlington row’의 작은 집들이 이어진 풍경은 동화책 속의 그림같다. 레이스 커튼과 고요한 향기를 머금은 꽃병이 놓여있는
창문을 배경삼아 사진도 찍어본다.
졸졸졸 흐르는 강물 소리,
짹짹짹 지저귀는 새 소리,
퐁당 물 밖으로 나왔다 들어가는 송어 소리.
눈을 감고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다보면 시골에서만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이 느껴진다. 그리고 기분 좋은 바람이 뺨을 간지럽힘에 살며시 미소 짓게 된다.
어찌 이 평화로운 자연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을까…
나에게 평화로운 행복감을 선사하는 자연을 오래도록 간직하여 내 아이와 후손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글,사진: 유로자전거나라 윤상인 가이드
출처: 유로자전거나라 www.eurobik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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