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섭취가 많을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이 30% 이상 감소한 반면, 된장 섭취가 많으면 발병률이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암센터 암역학예방연구부 김정선 박사팀이 지난 3년간 암센터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901명과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사람 2,669명을 대상으로 콩 식품 섭취량에 따른 대장암 발생 위험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두부ㆍ두유 등 콩 식품, 콩나물 등 콩류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하루 105g 이상) 남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가장 적게 먹는(40g 미만) 남성보다 33%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도 콩 식품 최다 섭취 그룹(하루 113g 이상)이 최소 섭취 그룹(42g 미만)에 비해 38%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콩 식품이 대장암 발생률을 낮추는 것은 아이소플라본 등 항산화·항암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식물성 여성호르몬(파이토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아이소플라본은 폐경 여성의 안면 홍조 등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성분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아이소플라본을 1일 최다 섭취한 그룹(남 20㎎, 여 22㎎ 이상)은 최소 섭취 그룹(남 하루 7㎎, 여8㎎ 미만)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각각 29%, 22% 낮았다.
콩 식품의 대장암 예방 효과는 젊은 여성보다 폐경 이후 여성에게 두드러졌다. 콩 식품을 하루 114g 이상 섭취한 폐경 여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하루 43g 미만 먹은 여성보다 48%나 낮았다. 반면 폐경 전의 젊은 여성은 콩 식품을 다량 섭취해도 대장암 감소 효과가 미미했다.
김 박사는 “콩 식품의 대장암 예방 효과가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급감하는 폐경 여성에게 더 뚜렷한 것은 콩 식품에 아이소플라본 등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함유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인 콩에는 단백질이 40%, 탄수화물 30%, 그리고 우리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 지방질이 20% 함유되어 있어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린다. 불포화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준다. 또 혈관 속에 떠돌아다니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청소해 줘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해 준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품(FDA)에서는 “심장동맥질환을 예방하려면 콩 단백질을 하루 25g씩 드세요.”라는 광고 카피를 걸고, ‘건강 강조 표시’를 붙일 수 있도록 승인해 콩 먹기를 권장하고 있다.
콩에는 양질의 단백질, 지방질, 무기질,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영양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콩에는 사포닌, 이소플라본, 올리고당 등이 함유돼 있는데 이들 성분은 노화방지와 같은 항산화 작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 등을 하기 때문이다. 또 콩은 유방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 예방과 골다공증,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콩에는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레시틴’도 많이 들어 있어 치매도 예방한다. 레시틴은 신경세포 활동에 관여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원료로 뇌의 활성을 도와준다.
콩의 색소성분인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의 구조와 비슷하여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 불린다. 이 이소플라본은 유방암, 난소암, 전림선암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얼굴 화끈거림과 심장병,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또한, 이소플라본은 두부, 된장, 두유 등 여러 종류의 콩 가공식품 중 순두부에 가장 많으며, 노란콩 보다는 검정콩에 많이 들어 있다. 콩에 함유된 올리고당은 장 속에 좋은 세균인 ‘비피더스균’이 잘 자라도록 돕는데, 비피더스균은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해 준다. 또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해 대장암을 예방하고, 콩에 듬뿍 들어 있는 섬유질은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든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 식품영양학 교수는 콩 단백질이 비만 지방간의 간 지방 대사 기능을 부분적으로 회복시켜 간에 쌓인 중성지방을 크게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된장은 다른 콩 식품과는 달리 섭취가 과다하면 오히려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였다.
된장을 하루 8g 이상 섭취한 남성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2g 미만 섭취한 남성에 비해 82% 높았다. 여성도 된장을 많이 먹은 그룹이 대장암에 더 잘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22% 증가).
김 박사는 “된장의 발효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일부 생길 수 있다”며 “된장에 과하게 든 소금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지만 소금의 과다 섭취가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된장의 과다 섭취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 유로저널 김용대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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