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로서 유로화의 위상

by 유로저널 posted Apr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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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 모여 50주년이 된 유럽통합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올 상반기 유럽이사회(회원국 수반들의 모임)와 각료이사회(회원국 장관들의 모임) 순회의장국인 독일과 유럽의회 의장,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베를린 선언에 서명했다.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를 설립한 로마조약 서명으로 출발한 유럽통합은 어느덧 지천명이 되었다. 베를린 선언은 50년을 돌아보며 유럽통합이 유럽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주었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외교 행위자로서 역할을 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선언은 특히 유럽통합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산물로 단일시장과 단일화폐, 유로화를 담았다.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은 영국 등이 유로 언급을 반대해 아주 간략하게 언급됐다.  
     베를린 선언이 지적하듯이 유로화 사용은 유럽통합이 이루어낸 큰 업적중의 하나이다. 2002년 1월부터 회원국들은 실물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27개 회원국 가운데 13개국이 자국 화폐를 폐기하고 단일화폐를 쓰고 있다.
     국제경제에서 유로화는 아직은 미 달러에 비해 미약하지만 그 힘은 점차 커지고 있다.

           유로화 지난해 말 유통액에서 미 달러 제쳐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유로화는 지폐 유통액을 기준으로 미 달러화를 앞질렀다. 또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와 엔화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유로화 비중을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미 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시중은행이 보유해 유통 중인 유로화는 지폐를 기준으로 약 8000억달러(6100억유로)가 조금 넘는다. 미 달러는 이보다 조금 적다.
     지난해 10월 말 시중에 유통 중인 미 달러화 지폐는 7590억달러로 집계되었는데 유로화보다 약간 많았다. 그러나 이후 달러•유로 환율이 1.3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유로화의 유통액이 미 달러를 앞지르게 되었다.
     2002년 유로화가 국제무대에 등장했을 때 유통액은 2000억유로로 미 달러화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유로화 유통액이 점차 증가했다. 2002년 이후 유통액은 연평균 10% 정도 늘었다.
    유럽중앙앙은행(ECB) 안티 하이노넨 지폐국장은 유로화의 유통 증가를 몇가지 측면에서 설명했다.
    유로화를 채택한 12개 회원국의 인구가 3억1500만명으로 미국의 3억명보다 많다는 점, 그리고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낮아 시민들이 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ECB는 현재 유통 중인 6100억유로 가운데 10∼20%는 유로존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중에 유통 중인 유로화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산유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와 엔화의 비중을 줄이고 유로비중을 높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10일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달러 보유 비중은 1/4분기 67%에서 2/4분기 65%로 줄어들었다. 18개월 전만 하더라도 이들의 달러화 보유 비중은 70%를 웃돌았었다. 대신 유로화 비중은 20%에서 22%로 높아졌다.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액도 달러화 발행규모를 2년 연속 앞질렀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가 15일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자료를 인용
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유로화 표시 채권발행 총액은 4조836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액 3조8920억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지난해 말 국제 채권시장에서 유로화의 비중은 45%를 차지했고 달러화는 37%를 차지했다. 2002년의 경우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액은 51%였고 유로화 비중은 27%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3년 이후 달러화 채권 비중은 급락하기 시작한 반면 유로화의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유럽경제가 2%대의 성장률을 회복하기 전 경기침체를 겪었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정부지출을 늘리면서 채권발행을 늘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액을 늘린 것이 유로화 채권 급증의 주된 원인이다.
     유럽 내 기업들은 자본조달을 전통적으로 은행대출에 의존했으나 점차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 비중을 늘려 왔다. 또 1999년 1월 단일화폐 유로화가 국제무대에 등장하면서 자본시장 발달을 촉진했다.
     그러나 유로화의 이런 약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축통화는 미 달러화이다.
유로화가 국제금융을 주도하기보다 달러에 크게 의존해 있기 때문에 아직 기축통화로서 달러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유로화는 달러의 가치에 따라 크게 좌우되고 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로화가 미 달러에 버금가는 기축통화가 되려면 빨라야 15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쨌든 유럽통합이 계속되고 더 많은 회원국들이 유로화를 채택하면서 유로화의 매력은 더 커질 것이다.
안병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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