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일까

by 유로저널 posted May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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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통합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지난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일본과 중단된 자유무역협정(FTA)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하고 중국과도 FTA 협상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과 FTA 협정을 체결했고 유럽연합(EU)과도 FTA 협상이 막바지에 있다. 이처럼 MB 정부가 FTA 체결을 서두르는 것은 경제적 실익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FTA 체결로 상품과 서비스 거래에 부과하던 각 종 관세와 비관세를 인하하면 교역이 촉진된다. 이에 따라 협정 체결 당사국들이 경제도 성장하게 되고 고용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물론 농업 등 우리가 민감하게 여기는 분야는 개방 때문에 당연히 피해가 늘어난다. 따라서 농민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유럽은 세계에서 통합이 가장 진전된 지역으로 지난 1950년대부터 단계별로 통합을 진행해왔다. 그렇다면 유럽통합의 경제적 효과를 수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통합의 경제적 효과가 이전보다 부풀려졌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를 중심으로 통합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해보자.

            통합 없었으면 일인당 국민소득 5% 혹은 20% 낮아졌을 것
     유럽통합의 긍정적 측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통합의 효과를 더욱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통합지지론자들이 최근 주장한 바에 따르면 유럽통합이 없었으면 일인당 국민소득이 통합된 지금보다 20%정도 낮았을 것이라는 추산을 제시했다. 유럽이 지금처럼 통합되지 않았으면 개인당 국민소득이 크게 낮아졌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며 유럽경제통합에 대해 수권의 책과 논문을 저술한 배리 아이켄그린(Barry Eichengreen) 교수는 5%정도 적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통합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매우 큰 격차가 남을 알 수 있다.
     아이켄그린 교수도 통합이 회원국 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에 큰 기여를 했음을 인정했다. 다만 통합지지론자들이 제시하는 수치는 크게 부풀려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통합은 통합지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유럽대륙의 경제병을 치료한 만병통치약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통합은 분명히 경제적 이득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아이켄그린 교수의 주장은 몇가지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유럽통합없이도 경제적 움직임이 자유무역과 안정된 환율, 규제완화를 요구했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예를 들면 1960년대 당시 유럽경제공동체(EEC) 6개 회원국간의 교역이 급증한 것은 경제통합으로 각종 관세인하에 힘입은 것은 물론이고 당시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었다고 분석했다. 경제성장이라는 경제적 힘이 통합을 앞당긴 요소로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이켄그린 교수는 이밖에 단일시장 완성 계획이 유럽연합 회원국의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음을 인정했다. 즉 1987년 발효된 단일유럽의정서에 따라 각 국이 각 종 비관세장벽을 제거해 국경없는 단일시장 완성에 나섰다. 이에 따라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이 5%정도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통합론자와 좀 더 객관적임을 목표로 하는 경제학자간의 통합 이득에 대한 추산이 매우 상이하다.

         경제통합의 단계: 자유무역지대, 관세동맹, 단일시장, 단일화폐  
     자유무역지대(Free Trade Area:FTA)는 경제통합의 첫 단계이다. FTA를 형성하면 회원국들은 상품과 서비스 등의 교역시 부과되는 관세 등을 점차 인하한다. 반면에 비회원국들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관세정책을 행사한다.
     관세동맹(customs union)은 FTA보다 한 단계 앞섰다. FTA에다 회원국들은 비회원국에 대해 동일한 대외관세(Common External Tariff: CET)를 부과한다. 즉 FTA에서 자율적으로 비회원국에 부과하던 관세를 이제는 회원국들이 동일한 비율로 비회원국에 부과한다. 관세부과라는 주권을 공동체차원에서 공동으로 행사하게 된다.
     이어 단일시장(single market, 공동시장 common market)은 관세동맹에 생산요소인 노동과 자본도 자유롭게 이동한다. 아울러 비관세장벽도 철폐해 말 그대로 국경이 없는 단일시장이 형성되게 된다. 유럽연합의 경우 1992년 12월31일까지 관세와 비관세장벽 허물기를 통해 단일시장 완성을 목표로 했다. 많은 분야의 비관세장벽이 철폐되었으나 아직까지 EU에서 단일시장 완성은 진행형이다.
     단일화폐는 말 그대로 회원국들이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하나의 공통화폐를 사용한다. 현재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15개 회원국들이 자국화폐를 철폐하고 단일화폐 유로를 사용하고 있다.
     EU는 1957년 경제공동체 출범을 목표로 하는 로마조약을 체결한 후 40년 넘는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 현재 단일화폐를 사용하는 정도까지 통합이 진전됐다.
     아직도 중국, 일본과 FTA조차 체결하지 못한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EU통합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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