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2015년 중반 이후 최근까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한국 경제는 저유가로 높아진 구매력 등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져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하락할 경우 對 산유국 수출 및 석유화학 수출 부진, 산유국의 건설 및 플랜트 발주 감소 등 부정적 영향도 존재하지만, 실질구매력 증가에 따른 소비 및 투자 확대 등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기때문이다.
2016년에도 OPEC 석유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세계 석유시장의 초과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IA의 전망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석유 생산량은 0.2% 증가에 그칠 전망이나 석유 소비량은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14년부터 누적된 석유 재고로 인해 2016년에도 세계 시장에서의 석유 초과공급은 소폭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로 인해 세계 석유 시장의 공급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면서 석유 소비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로 나타난다. 최근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9%로 발표된 이후 중국의 석유 소비 증가세 둔화 우려로 주요 국제 유가가 급락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속된 달러화 강세, 석유 투기 자금 유출 등이 유가 하락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의 특성상 달러가치가 상승할 경우 유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2015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며 유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더욱이 최근에 국제 석유 초과 공급 우려가 확산되며 석유 투기 자금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유가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가 하락의 한국 경제에 대한 파급영향은 긍정적
현대경제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원유 및 석유 의존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유가 하락시 이에 따른 반사 이익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의 명목GDP 대비 석유 소비액은 2014년 기준 5.9%로 독일(2.1%), 일본(3.2%), 중국(3.6%), 미국(3.7%)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유가가 하락할 경우 이에 따른 원유 수입액 감소 및 구매력 증가폭도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국내 GDP는 약 0.27% 증가할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한 유가가 하락할 경우 국내 교역조건이 개선됨에 따라 구매력 증가가 기대되며, 특히 가계 측면에서 보면 소비지출 중 연료비 지출 부담이 감소하면서 추가 소비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2014년 1분기 88.9p에서 2015년 4분기 100.4p로 상승하며 교역조건이 개선되었으며, 이에 따라 실질무역손익도 2014년 1분기 -4.1조원에서 2015년 4분기 9.8조원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또한 가계소비 지출 중 연료비 비중은 2014년 기준 약 9.7%로 나타났으나, 2015년 3분기에는 8.6%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유가 하락으로 국내 산업 전반의 생산비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생산비용 감소가 석유제품 제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전이된다면 화학, 운송 등에서는 1% 이상, 기타 산업은 0.2~0.3% 생산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전반의 중간재 비용 감소가 경제 전체의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인하로 이어질 경우 국내 가계의 구매력 증가로 인한 내수 확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 세계 수요 부진이기 때문에 유가 하락에 따른 구매력, 즉 내수 회복에 긍정적 효과가 일정부분 상쇄될 우려도 존재한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이 겹치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으로 내수 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과거 유가가 30% 이상 급락한 시기와 비교해 보면 최근 유가 하락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이며, 특히 과거 유가 급락기에 비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되어 수요 감소에 따른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는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저유가로 인해 對 산유국 수출 및 석유화학 산업 수출이 부진할 우려도 존재한다.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판매 수입 감소로 산유국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 자동차, 가전 등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수출 물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출단가가 크게 하락해 수출 금액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석유화학 산업의 정제 마진 감소 및 재고 평가 손실, 매출 감소 등이 우려된다. 건설서비스 및 플랜트 수주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산유국들의 재정 및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국가에서 발주되는 건설 및 플랜트 수주가 급감할 우려가 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중동 지역의 건설 및 플랜트 발주는 국내 해외 건설 및 플랜트 수주의 70~80%까지 차지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중동 지역의 수주 비중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어 향후 국내 건설 및 조선 산업 등의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존재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유가 하락에 따른 국내 경제의 악영향을 방지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 산유국들의 정세 불안,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 등으로 유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 저유가에 따른 생산비 감소 효과가 기업뿐만이 아니라 가계의 소비 증가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발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로저널 안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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