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당' 창당, 호남 민심잡기에는 아직은 벅차 !
친노(친노무현)계에 반기를 든 ‘안·천·김(안철수·천정배·김한길)’와 박주선 의원이 범야권의 킹메이커인 김한길 의원의 물밑 작업에 힘입어 전격적인 세력 통합을 하고 당명은 ‘국민의당’을 사용하기로 했다.
‘꽃놀이패’를 고리로 ‘소통합’ 이외에 더민주와의 당 대 당 통합, 야권 외곽지대에 있던 ‘박주선·정동영’과의 3자 통합 등을 염두에 두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해왔던 천정배 의원이 결국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 당'을 택한 것이다.
가칭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첫 통합 창당준비위원회 기획조정회의가 지난 27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열렸고 2일에는 드디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식이 거행되었다.
이에 대한 견제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카드를 최대로 활용하면서 정의당의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면서 맞불작전으로 안·천·김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한상진 '국민의 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국민회의의 간극이 한층 커져 천 의원이 결국 더민주로 복귀할 것이란 낙관론이 팽배했던 더민주당에게는 '닭쫒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당시만해도 인재영입에 실패한 천 의원은 ‘호남 자민련’에서 벗어나고 더민주당은 ‘호남복원’ 기치를 들 수 있는 윈윈 전략으로 더민주와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기대가 잔뜩 부풀었던 더민주당은 일격을 당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전 상임고문 등과 함께 ‘제3지대’에 머물면서 연일 야권 대통합을 주창하고 있지만, 특히 동교동계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1일 MBN 뉴스&이슈와의 인터뷰에서 "천정배 의원의 '호남의원들 물갈이 하겠다'는 발언은 자신의 장래를 불안해 하는 다른 의원들로 하여금 국민의당 입당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당은 가치관이 목표가 아닌 집권이 목표다"라고 말하며 "경선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로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교섭단체 구성도 어려워지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사진: MBN 뉴스 화면 캡쳐 >
안 의원도 더민주가 연일 인재영입을 지렛대 삼아 지지율 반등 기회로 삼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인재영입이 지지부진해 공략대상으로 삼은 호남과 중도·무당파의 쌍끌이 전략은 힘 한번 쓰지 못했다.
야권 소통합을 꾀한 국민의당과 ‘박준영·김민석’ 그룹의 중통합 과정,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합류 등도 김한길 역할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김한길 역할론이 커지면 커질수록 신진 인사를 통한 안철수 그룹의 새정치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이다. 안 의원으로선 안·천·김 통합이 총·대선 승리의 도약대가 아니라, ‘도로 민주당’으로 전락하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통합이 화학적 결합은커녕 ‘뺄셈의 정치’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게다가 통합 합의문에서 그간 천 의원이 주장했던 ‘개혁 공천’과 맞물려 ‘정치인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통합이어야 한다,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지닌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들을 총선 후보로 공천하기 위해 규칙과 절차를 마련한다’고 명시함으로써 갈등의 화약고다.
결국 호남지역일지라도 다선의원들을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어 향후 개혁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다툼을 예고해 또다른 갈등의 씨앗을 안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도정당에 방점을 찍은 기존의 그룹과 개혁적인 천정배 그룹 간 노선·이념 투쟁이 본격화할 경우 국민의당은 당헌·당규 제정부터 난관에 부딪혀 야권 내부분열로 자멸할 수도 있다. 거기에 진보색이 뚜렷한 정동영 전 장관이 합류할 경우 노선투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이로인해 안·천·김 갈등의 뇌관이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 이후 한꺼번에 터져 나온다면 호남민심도 잃고 중도·무당파로부터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국민의당 창당과 함께 물러나는 윤여준 국민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2일 국민의당이 창당 전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에 있었다면서 더민주의 김 위원장 영입을 ‘신의 한 수’로 표현했다.
윤여준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실패에 대해 “더민주에서 김종인 전 위원을 비대위원장과 선대위원장으로 모셔가면서,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기가 어려워져 버렸다. 제가 보기에는 만약 김종인 위원장을 안 모셔갔으면, 더민주는 거의 붕괴수준까지 가서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그 제3세력인 국민의당이 제1야당을 바꾸는 가능성까지도 생겼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신의 한 수 '였다고 덧붙엿다.
또 국민의당이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 삼두체제로 출범하는 것에 대해 “사공이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볼 수도 있다. 권력을 나누는 것이다. 작은 권력이지만 누가 독점하지 않는 거 아닌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긍정적으로 보면 권력의 분점이고. 그렇지 않고 분열하면 그게 공멸로 가는 길”이라는 우려도 함께 곁들였다.
더민주당은 김종인 체제로의 원만한 지도부 교체, 김홍걸 입당과 호남의원 잔류, ‘더불어 콘서트’의 흥행으로 수도권·호남·충청, 20·30·50대, 진보·중도보수층에서 결집하며 3주 연속 상승해 安탈당 이전인 26.9%로 복원되었다.
더민주당은 호남 민심이 김종인 비대위원장 영입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경제민주화’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적인 열망을 가능하데 하는 강한 야당에 대한 기대를 표출하면서 호남 민심을 회복하게 되었다.
반면, 국민의당은 , 천정배·박주선 신당 통합, 교섭단체 구성 의석 확대 행보, 이희호 여사 녹취록 유출 파문, 쟁점입법 처리 지연 네거티브 공세가 구태정치 논란으로 확산되며 2주 만에 7.6%p 급락해 더민주당 지지율의 반토막에 불과한 13.1%로 급락했다.
국민의 당은 창당과 함께 안철수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해 "국민의당과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밝히면서 ‘제3당’ 실험의 막을 올렸지만, 기존 진보정치의 텃밭인 호남 외에도 수도권과 영남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둬야 하는 부담과 함께 기존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중도노선을 선명하게 드러내지 못할 경우 다시 양당체제로 수렴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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