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단팥 인생이야기 Les délices de TOKYO
나오미 가와세Naomi Kawase 감독
프랑스 개봉 2016년 1월 27일
작은 매장에서 평범한 도라야키를 파는 '센타로'에게 어느날 '도쿠에'라는 할머니가 나타난다. '도쿠에'는 '단팥'을 맛있게 만들수 있다며 일을 시켜달라고 하지만 '센타로'는 정중히 거절한다. '도쿠에'가 너무나 고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쿠에'가 두고간 단팥을 맛본 '센타로'는 그녀가 만든것이 자신이 만든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맛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도쿠에'를 고용하여 함께 단팥을 만들게 된다. '도쿠에'는 공장식 단팥이 아닌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전통방식으로 단팥을 만들고 금세 '센타로'와 '도쿠에'의 도라야키는 큰 인기를 끌게 된다. 그러나 단골 소녀('와카나')의 실수로 할머니의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도쿠에'는 나병환자 출신이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1996년까지 나병환자들을 사회와 격리시켜 집단수용을 해왔다. 대부분의 나병환자들은 집단수용이 해제된 이후에도 나병촌에서 살아간다. '도쿠에'는 센타로의 노점 근처에 있는 나병촌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비밀이 알려진후 사람들은 노점에 오지 않게 되고, '도쿠에'도 스스로 일을 그만두게 된다. '센타로'와 '와카나'는 무엇인가에 이끌리듯 다시 그녀를 찾아 나병촌을 방문하게 된다.
<앙: 단팥 인생이야기>는 도라야키라는 일본의 전통 빵에 들어가는 '앙'(단팥)을 소재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영화이다.
나오미 가와세 감독은 영화초반 '센타로'와 '도쿠에'가 단팥을 함께 만드는 과정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처음에는 맛있는 도라야키를 만들고 성공하는 과정을 그리는 음식영화라고 생각을 하게 될 정도이다. 그러나 영화는 단팥에서 이들의 인생으로 초점을 옮겨간다.
'도쿠에'는 단팥을 만들면서 "나는 팥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인다"라고 말하며, "그것은 팥이 보아왔을 비오는 날과 맑은 날들을 상상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녀는 팥을 만드는 과정에 많은 정성과 관심을 기울인다. '도쿠에'가 만드는 팥은, 그리고 그 팥이 거쳐왔던 시간(기억)은, 그녀가 잃어버렸던 자신의 인생을 다시 회복하려는 몸짓으로 보인다. 그녀는 어릴적 나병징조가 나타나자 사촌의 손에 이끌려 나병촌으로와 몇 십년을 사회와 고립되어 살아왔다.
그녀의 곁에서 단팥 만드는 과정을 진지하게 들여다 보는 '센타로'도 그리고 매일 노점에 와서 점심으로 도라야키를 먹는 '와카나'도 소외된 사람들이다. '센타로'는 젊은 시절 실수로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하고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와카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고교 진학도 좌절될 위기에 있다. 도쿠에의 단팥은 그들의 좌절감과 부족한 사랑을 채워주는 도구이다. '도쿠에'의 단팥을 만드는 과정은 그들의 인생을 다시 꽃피우는 과정을 학습하는 과정에 다름이 없다. 종종 등장하는 화려한 벛꽃은 이들이 꽃피울수 있는 개개인의 인생을 상징한다. 영화 말미에 '도쿠에'는 어린 벛꽃을 다시 심는다.
나오미 가외세 감독은 초기작부터 자연의 풍광을 일관되게 담아왔다. 나라현에서만 작업을 해오던 그녀는 이번에 처음으로 기존의 제작 방식을 바꾸고 도쿄에서 영화를 작업하였다. 프랑스에서 개봉한 영화의 제목은 <도쿄의 맛Les délices de TOKYO>으로 번역될 수 있다. 새로운 영화작업 방식과, 지역을 선택한 그녀가 처음으로 선택한 주제는 도쿄의 소외된 사람들인 셈이다. 앞으로 그녀의 차기작품들이 무엇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흥미롭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전재
사진출처: allocine 전재
프랑스 유로저널 강승범 기자
eurojournal10@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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