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의 책임은 사회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최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가혹하고 무자비한 아동학대 및 사망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모습에 자괴감마저 든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위기로 까지 치솟고 있어 한 명의 아동이라도 소중하게 키워야 할 우리 사회가 아동을 존중하기는커녕 아동학대로 아동이 사망하고 굶주리고, 방치되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등의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2013년 8월 계모가 의붓딸을 때려 사망하게 했고, 그해 10월에는 계모가 의붓딸을 때려 폐 파열 및 장기 손상으로 숨졌으며, 올해에는 부천에서 목사인 아버지라는 자가 자녀를 때려 사망한 후 시신을 방치하는 등 2000년 이후 아동학대로 사망한 사건은 무려 22건이나 되고 있다.
모든 아동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남에도 불구하고아동을 보호해야 할 가족, 사회는 아동을 보호하지 못하고 다수의 아동을 학대, 방임, 중독 등 각종 위험에 내몰고 있어도 그 누구하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1명의 아동 사망사고 뒤에서 수많은 학대, 고초, 어려움, 무시, 짓밟힘 등이 빙산의 일각인 사망 사건이라면 가해 가족만을 탓하기보다 빙산의 나머지 부분인 우리 모두의 책임에 대해서도 자책해봐야 한다.
자살이 엄밀한 의미에서 사회적 타살인 것처럼, 아동학대도 실질적으로는 사회적 학대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취약하고 고립된 가족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가장이 실직하고 이를 잊기 위해 술에 취하고, 자녀의 학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과연 얼마나 사회가 지지대가 되어 주었나? 이웃은 또 어떠한가? 차가운 아파트 대문 뒤에 가족은 숨어 있고 마을공동체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우리 아이로 알고 키워도 부족한데 가족은 수많은 문제를 홀로 감당해야 한다. 맞벌이를 하지만 생활고는 여전하다.
사회인으로 우리는 또 어떠한가? 옆집의 일은 나와 상관없다는 인식 아래 아이가 찢어지게 비명을 지르며 울어도 못 들은 척하며 괜히 남의 일에 상관했다가 피해를 볼까 봐 애써 외면한다.
성경에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자녀들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그들이 행복하고 안녕할 때 우리의 미래도 그러하다. 분노 조절이 안 된다면 이제는 도움을 구하자. 화풀이를 약자인 자녀에게 하지 말고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이웃과 전문가와 나누자. 이것이 성인 다운 태도이고 우리와 우리 자녀를 살리는 길이다.
사회는 어려운 이웃을 품도록 해야 한다. 실직, 중독, 가난한 이웃을 지원할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갖춰야 한다. 많은 아동이 희생된 지금이지만, 이제라도 안전망의 골격을 단단히 세워 더 이상 소중한 대한민국의 아동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