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 한국 수출 기업 90% 빨간불로 위기
지난해 우리 총수출의 26%로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대중국 수출이 올해 초 -21.6%로 급락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무역협회가 중국 현지진출 및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90% 이상 기업들이 대중 수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출부진 원인으로는 ▷중국의 제조업 경기둔화(40.9%) ▷가격인하요구(22.6%) ▷비관세장벽(8.6%) 등을 꼽았다. 품목별로는 섬유 부문에서 절반의 기업이 ‘매우 어렵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어렵다’고 답했다. 철강금속제품의 경우 ‘매우 어렵다’고 답한 기업은 16.7%에 그쳤지만 ‘어렵다’고 대답한 기업은 83.3%에 달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둔화 때문에 수출이 부진해졌다는 기업은 농림수산물(50.0%), 섬유류(66.7%), 화공제품(66.7%), 자동차(75.0%) 등의 분야에 많았으며, 위안화 절하 등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에 힘들어하는 기업은 플라스틱, 고무, 가죽제품(45.5%), 철강금속제품(27.8%), 전기전자(27.8%) 분야에 많았다. 또한 농림수산물과 기계류에서는 비관세장벽으로 고통 받는 기업이 적지 않았으며, 중국 바이어가 수입선을 다른 곳으로 전환했다는 기업들도 있었다.
반면 수출이 호조라고 답하는 기업들도 자동차(20.0%), 화학공업제품(14.3%), 농림수산물(14.3%) 등의 분야에서 있었다. 대중수출이 호조라고 답한 기업들은 한국제품 품질경쟁력 제고, 한-중 FTA 효과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답했다.
특히 플라스틱, 고무, 가죽제품, 기계류 등의 부문은 한국제품 품질경쟁력 제고 및 한-중 FTA 효과가 수출 호조 요인으로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금속제품의 경우 한국제품의 품질경쟁력 제고가, 농림수산물과 섬유류의 경우 한-중 FTA 효과가 큰 것으로 응답됐다.
전기전자 부문의 대중국 수출호조는 중국경기 부양책 효과 및 한류효과 지속이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 무역협회는 우리기업들이 ▷가공무역 제한 정책 강화 ▷중국산 소비재 품질 및 가격경쟁력 향상 ▷중국 원부자재/반가공품 자체 조달 확대 ▷한국기업의 중국 현지공장 이전 등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국은 원부자재와 같은 반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해 가공한 후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로 한-중 무역을 이끌어왔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가공무역이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소득유발효과가 낮다고 판단해 이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기술력 향상으로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산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경쟁력이 향상되었으며,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던 원부자재 및 반가공품을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는 추세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가 2월 발표한 ‘2015년 한-중 무역·직접투자 동향’이라는 보고서도 한국의 대중수출이 꺾인 요인으로 ▷자원가격의 하락에 의한 제품단가 하락 ▷세계경제 성장률 저하에 의한 중국의 수출부진(한국의 중간재수출 수요 감소) ▷중국 국내시장 성장둔화 ▷수입선 변경 및 대체(한국 수출기업의 중국 현지진출 포함) 등을 꼽았다.
KOTRA는 "비록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성장 시장이며, 내수개척 및 신규시장 수요를 겨냥해 진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하면서 "이에 따라 소비재 및 내수형 중간재 시장과 일대일로 등 중국의 경기부양형 국가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유로저널 안규선 기자
eurojournal12@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