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표현에 청년 남성의 절반 이상이 공감
‘된장녀’ ‘김치녀’ ‘김여사’ 등 여성혐오 표현에 청년 남성의 절반 이상이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나 성별 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에 여성혐오 댓글을 쓰는 사람은 남성 청소년과 대학생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상당수는 본인의 경제 수준을 중상 이상이라고 응답해,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거나 소외계층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추정에서 빗나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남성의 삶에 관한 기초연구(Ⅱ)’ 주제로 남성 1천 200명과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한 여성신문 보도에 의하면 남녀간 성평등 가치 갈등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응답자 중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등 여성혐오 표현을 알고 있다는 비율은 평균 95%에 달했다. ‘삼일한’(여자는 삼 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을 안다는 비율은 35.3%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여성비하 표현에 얼마나 공감하는지 묻는 설문에 남성 응답자의 54.2%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 응답자의 24.1%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여성혐오 표현에 공감한다고 응답한 비율 중 여성혐오 게시글이나 댓글을 올린 비율은 21.3%로 나타났다. 여성혐오 댓글 내용은 김치녀 같이 여성의 행태를 비하하는 표현보다 여성부 예산집행, 조리퐁 판매금지, 셧다운제, 세금낭비 등 여성가족부 비하 발언이 더 많이 집계됐다.
이 외에는 김치녀를 포함한 여성의 남성 조종, 여성의 이기주의, 더치페이 문제, 김여사, 된장녀, 군 의무복무, 여성의 도덕적 무질서, 무능력 등의 속성을 비난하는 표현, 여성의 고정관념적 특성을 조롱하는 등의 표현이 많았다.
여성혐오 표현별로 남성의 감정 유형을 비교해보면 김치녀에 대해 혐오(37.5%), 경멸(26.8%), 분노(15.7%), 연민(10.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여사’에 대해서는 분노(28.8%), 혐오(23.6%), 경멸(17.5%), 연민(11.9%_의 순으로 드러났다. 페미니스트에 대해서는 의외로 연민(19.4%), 혐오(16.4%), 감탄(15.2%) 등으로 감정이 혼재했다. 반면 가정주부, 식당 아줌마, 여성 상담가, 여성 자원봉사처럼 전통적인 여성의 성역할을 보여주는 표현에 대해서는 따스함의 감정이 두드러져 극적으로 대비됐다.
이들이 여성혐오 댓글을 올리는 곳으로는 네이버 40.3%, SNS 25.6%, 일베 9.3% 순으로 꼽았다. 이중 2014~2015년의 네이버 뉴스 기사 중 여성 및 남녀 갈등 댓글이 많은 10개에 달린 댓글 71,707개를 분석한 결과 여성을 비난하는 4개 큰 범주는 ① ‘직장 및 결혼 생활’ 범주 ② ‘여성의식’ 범주 ③ ‘제도적’ 범주 ④ ‘군대 문제’ 범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남성 성역할 갈등이 높은 집단은 성평등의식이 낮았고, 적대적 차별의식과 온정적 성차별의식, 미쏘지니(misogyny, 여성혐오)가 높으며, 인터넷 등에서 여성혐오글에 공감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응답자들은 성별 갈등의 심각성을 인식한다고 응답했다. 청소년이나 취업준비생/무직인 남성이 대학생이나 직장인 남성에 비해서 남녀 간의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청년층 응답자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혜택받는 집단으로 ‘20-30대 여성’과 ‘기성세대 남성’을 꼽았다.
한편 이번 설문에 응답한 여성들 중에서는 이같은 여성혐오 담론을 인식해 주위 남성들에게 자신이 ‘김치녀’가 아님을 증명하고 ‘개념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애쓰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또 여성들은 남성혐오 사이트 ‘메갈리안’의 등장에 대해서는 ‘후련하면서도 보다 성숙한 방식의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응답도 나왔다.
유로저널 여성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