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문재인, 당권 놓고 동반자 관계 이상기류
20대 총선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더불어민주당의 제 1당 등극에 총선을 승리로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총선 전 분열로 위기 상황에서 당을 위탁의뢰했던 문재인 전대표 사이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물론, 문 전대표나 친노(친문) 진영의 경우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당을 위탁 경영 의뢰할 때만 해도 더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제 1당으로 등극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기에, 총선이후는 이에 걸맞는 대책을 준비해 놓았을리 만무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급부상하자 친노(친문)들의 불안이 가중되었을 것이다.
결국 총선이후 당내 세력을 확보치 못하고 있는 김 대표를 위해 친 김대표 세력들이 김 대표를 당 대표로 합의 추대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자, 문 전 대표 측근들을 중심으로 전당대회를 통한 경선론을 앞세우며 결국 김종인 불가론을 내세우면서 당 내 긴장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게다가 당권을 둘러싼 계파간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당권 도전자들 또한 경선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추대론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에서 김 대표와 문 전대표의 당권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우선 4월 22일 김 대표와 문 전대표와의 한 달만의 만남에서 김 대표는 앞으로 자신의 향후 역할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의견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언론인터뷰에서 “김 대표를 대표에 합의 추대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고, 전당대회 경선에 나가면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비대위가 끝나면 당 대표를 안 하시는 게 좋겠다”고 권한 것으로 설명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수권비전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김 대표가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정책들을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JTBC와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나에게 “차기 당 대표 나가지 말라라고 한 적 없고 당내 수권비전위원회 설치 문제도 거론된 적조차 없다”고 말하면서 이번 회동에서 없었던 얘기를 만들어냈다고 격앙했다.
김 대표는 경향신문과 전화통화에서도 “당 대표 취임 후 만나지 못해서 총선도 끝났고 하니 내가 먼저 지난 22일 저녁 식사 자리를 요청한 건데 하지도 않은 말이 알려져서 대단히 불쾌하다”며 “아직 문 전 대표에게 직접 항의하진 않았지만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다.(문 전 대표와)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만찬에서 차기 당권 문제에 대해, 문 대표가 “차기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이냐”라고 물었고 이에 김 대표가 “생각 없다. 대표직도 생각 없다”라고 답했지만 일부 보도에선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차기 당 대표 출마를 반대했고, 특히 ‘김종인 추대론’이 확산되면 김 대표가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무척 불쾌해했다.
김 대표는 문 전 대표 대선 출마 문제와 관련해 “내가 그 자리에서‘문 전 대표가 대선 출마하려면 준비 잘 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뭔지 잘 알고 있지 않냐’라고 충고했다”고도 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잘 정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도 현재 (여러) 대선 후보 중 하나일 뿐 아직 대권후보라고 생각 안한다”라고 못박았다.
김 대표는 또 “대표가 아닌 문 전 대표가 수권비전위원회를 어떻게 만들겠다는 거냐”고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전당대회 때 패거리 싸움을 한다면 그것으로 끝난다”며 경선 방식의 전당대회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언론에 피력하기도 했다.
더민주당 내에서는 만약 문 전 대표가 언론보도처럼 말했다면 야권 분열로 완패가 예상됐던 선거구도를 뒤업고 압승을 이끈 일등공신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토사구팽 형국이라고 밝혔다.
이미 당 내에서는 이번 총선 승리에 대한 최대 공신이자 지략가,그리고 경제민주화의 상징으로 김 대표를 떠받들기 시작한 세력이 형성되면서 그의 역할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김 대표도 순순히 당권을 포기하고 백기투항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와같이 총선 전 위기 국면에서 ‘동반자 관계’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이견과 맞물려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면서 원내 제 1당이 된 더민주의 차기 당권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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