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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개념미술(Conceptual Art in Britain)

by eknews posted May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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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혜의 런던 아트 나우(London Art Now #20)
영국의 개념미술(Conceptual Art in Britain)


Conceptual Art in Britain 1964–1979 / Tate Britain / 12 Apr – 29 Aug 2016



 1972년 영국에서 열린 <신미술전 The New Art>은 젊은 미술가들이 전 세대와의 단절을 선언한 전시로 평가 받으며 영국 현대미술의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테이트 브리튼에서 그 당시의 미술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 <Conceptual Art in Britain 1964 – 1979>가 열리고 있다. 개념미술이 영국에 자리잡게 된 시기의 미술과 영국의 개념미술을 살펴볼 수 있는 본 전시를 통해 1970년대를 기점으로 한 영국 미술에 일어난 변화들을 추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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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Art 전시 도록, Hayward Gallery, 1972]




Conceptual Art(개념미술)


개념미술(Conceptual Art)은 1960-70년대의 불안정한 시대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기존의 가치 체계에 도전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나타났으며, 전통적 재현미술의 형식을 거부하여 완성작품 자체 또는 형태, 재료보다도 예술가의 아이디어와 과정을 중시하고,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미술의 본질을 탐구하였다. 이러한 본질적 의미, 즉 작품 제작의 순수한 개념을 위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제거해 버리는 비물질화가 나타났고, 개념을 더욱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작품에 언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개념미술은 전통적 재현미술의 형식 부정, 미학의 종말, 원본성의 부정, 미술작품의 상품가치 부정, 미술의 물질성 부정 등을 통해 본질에 집중하여 미술 개념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예술가의 의도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와 과정의 정신 작용을 미술의 본질로 여겨 비물질적, 비형식적으로 표현하고, 작품 제작 및 감상 과정에 자유를 부여되었다. 또한 미술관에서 벗어나 사회적 실제 현장으로의 공간 확장, 소재의 다양화, 미술에서의 시간과 공간의 의미 변화 등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미술은 수동성과 폐쇄성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개방성을 지니게 되었고, 지적인 활동을 통하여 탐구하는 미술로 변화하였다. 이렇게 개념미술은 예술의 개념 자체를 확대시켜 가치 변화를 일으켰으며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개념미술은 관람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의식하게 만듦으로써 그들 자신에게로 관심을 돌리게 한다. 미술 대상에 대해서 `왜 이것이 미술인가, 미술가는 누구인가, 문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외에도 관람자에게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무엇을 표현하는가'라고 묻는다. 결국 미술가에 의해 의도된 개념미술 작품의 의미는 관람자의 상상력과 취향에 의존하여 재해석되고 결정될 수 있다. 전통적 재현미술을 감상할 때 관람자가 폐쇄적ㆍ수동적 입장이었다면, 개념미술을 접하는 관람자는 작품에 직접 참여하고 각자의 이념에 따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적극적ㆍ개방적 주체자의 입장으로 변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개념미술


1970년대 영국에서는 196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개념미술가들이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헤이워드갤러리와 ICA와 같이 ACGB(영국예술회의)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미술관들에서 전시회를 가짐으로써 영국에 본격적으로 ‘아방가르드’미술이 제도권에 진입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고 있는 키이스 아나트(Keith Arnatt), 아트앤랭귀지(Art & Language), 콜라드 아킨스(Conrad Atkinson), 빅토르 버긴(Victor Burgin),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Michael Craig-Martin), 해미쉬 폴턴(Hamish Fulton), 마가렛 해리슨(Margaret Harrison), 수잔 힐러(Susan Hiller), 존 힐리어드(John Hilliard), 매리 켈리(Mary Kelly), 존 레이샴(John Latham), 리처드 롱(Richard Long), 브루스 맥런(Bruce McLean), 데이비드 트렘렛(David Tremlett), 스테판 윌아츠(Stephen Willats)의 작가들은 주로 이 시기에 활동하며 영국의 현대미술에 새로운 지평을 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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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 Burgin, 25 feet two hours,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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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Langauge, The Studio at 3 Wesley Place (VI), Illuminated by an Explosion nearby 1982]



이들 가운데 아트앤랭귀지는 4명의 미술가가 공동으로 작업을 함으로써 모더니즘적 예술가상을 거부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언어를 가지고 작업을 함으로써 회화와 조각과 같은 전통적인 미술 장르와 결별했다. 빅터 버긴은 1970년대들어 사진이미지와 텍스트를 후기구조주의적인 방식으로 재구축하는 좌파적이고 지적인 작업을 보여주었다. 또한 해미쉬 폴턴과 리처드 롱은 미술가 자신이 걷는 것과 연결된 작업들의 결과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특히 리처드 롱은 자연 속에서 자연석들을 세워놓고 사진을 찍거나 자연석을 전시장으로 가져와 조각 장르의 형식과 개념을 확장시켰다. 버긴과 펄튼은 1976년에 런던의 ICA에서, 롱은 1971년과 1977년에는 화이트채플갤러리에서 그리고 1974년 스코틀랜드 내셔널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들과 아트앤랭귀지는 그 외 다른 미술가들과 함께 1972년 헤이워드갤러리에서 기획한 전시에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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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ish fulton, Walk 3: Boulogne sur 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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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long, Heaven and Earth installation 전경]




오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 이화여대 미술학부 졸업
- 이화여대대학원 조형예술학 전공
- 큐레이터, 아트 컨설턴트, 미술기자, 칼럼리스트로 활동 중
- 이메일 iamjeehy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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