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잊은 與, 친박 ‘당 장악 플랜’ 비판
새누리당이 4.13 총선 참패 이후 계파 청산 목소리가 높아져가는 가운데, 당 주요 요직에 '친박계'를 두루 배치하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친박계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공동 원내대변인으로 김명연(경기 안산단원갑), 김정재(경북 포항북)과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인천 연수을) 당선자를 선임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5월 9일 당선자 총회에서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원내 수석 부대표를 포함한 원내부대표단 13명의 선임을 추인했지만, 당내에서는 '원내대표단의 핵심인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명연 김정재 민경욱 원내대변인 등이 모두 친박(친박근혜)계로 친박계가 너무 많이 포진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심지어 친박계가 계파색이 옅은 정진석 원내대표를 밀어 원내사령부를 접수한 뒤 ‘숨은 진박(진짜 친박)’들을 요직에 앉혀, 청와대와 친박계가 여전히 당권 장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내에선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지지로 당선된 데다 당내 입지가 공고하지 않다는 점에서 친박계의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 원내대표는 이런 지적을 의식한 듯 9일 당선자 총회에서 “저는 특정 계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하지만 청와대 주문을 여과 없이 집행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당선 직후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2당이 됐다 해서 집권여당의 지위가 바뀐 것이 아니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박 대통령과 함께 정말 긴밀한 당정청 협의를 가동해 이를 가지고 야당과 협상하고 타협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책임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새누리당 전원이 친박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당선자 총회에는 새누리당 당선자 122명 중 83명만이 참석했고, 일부 참석자는 중간에 자리를 뜨는 등 총선 패배 직후의 위기감도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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