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 반대하는 목소리 커져
2013년 3선 연임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2017년에 있을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을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이 64%나 되면서 메르켈 총리의 차기 집권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유는 메르켈 총리 및 현 정부의 난민수용 정책에 불만을 가진 국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가 시리아 난민과 관련해 "어떠한 인종주의적 차별이나 발언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종교 간의 대화는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만 해도 자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지도자들도 메르켈 총리의 결단과 관용에 큰 지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파리 연쇄테러, 브뤼셀 테러가 발생하면서 독일 내 반 이슬람 정서가 확산되었고, 단순히 특정 종교를 혐오하는 분위기를 넘어 인종차별주의, 극우단체, 네오나치, 페기다(Pegida) 시위가 독일 전역에 퍼져나갔다.
뿐만 아니라 반 이민, 반 이슬람 정서는 소수에 그치지 않고 극우정당의 지지도를 올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 유로, 반 난민을 외치는 신생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크리스티안 불프 전 대통령이 2010년에 연설 중에 했던 "이슬람도 독일의 일부다"라는 표현을 빗대어, 5월 초 '이슬람은 독일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강령을 채택하기도 했다. AfD를 지지하지 않으나, '이슬람은 독일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국민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10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가 2,04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4%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을 연령, 지역, 소득, 학력별로 살펴보면, 45~54세(70%)에서 그리고 동독지역(튀링겐 주 79%, 작센 주 76%)에서 연임 반대 목소리가 가장 컸다. 연임을 반대한다고 말한 여성 응답자 비율(61,9%)보다 남성 응답자 비율(66,1%)이 높았다. 정당과 관련해서는 예상할 수 있듯이 AfD 지지자(96,2%)와 좌파당 지지자(87,6%)에서 반대 비율이 높았다. 또한 소득과 학력이 낮을수록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을 반대하는 비율이 높았다.
많은 국민이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 반대를 외치는 데에는 반 이슬람의 정서가 깔려있다. '차이트'는 12일 독일로 난민이 유입되는 것과 관련해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맙'의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인프라테스트 디맙'이 독일 내 유권자 1003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0% 이상이 난민 때문에 독일 내 이슬람교도들의 세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걱정했고, 44%는 많은 난민이 이민을 오면 독일의 공동체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설문조사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의 72%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답했는데, '인프라테스트 디맙'은 이번 결과가 이와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난민 유입으로 인한 사회 혼란 및 갈등 문제도 있지만, 난민이 독일에 정착하는 데 들어갈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슈피겔'은 2020년까지 난민에게 들어갈 비용이 약 930억 유로라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임대료 및 하르츠IV 보조금, 독일어 교육비, 편입부조금 등이 포함됐다. 독일에 들어온 난민은 지난해에만 100만 명이 넘었다. 그러나 올해 60만 명, 내년 40만 명, 그 다음 해부턴 각각 30만 명이 들어 올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볼 때 난민의 대량 유입에 따른 사회적 갈등 우려, 잇달아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 난민 정착에 드는 천문학적 비용이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을 반대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르켈 총리 개인뿐만 아니라 기민당-기사당,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한 현재, 메르켈 총리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사진출처: FAZ online>
독일 유로저널 김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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