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별들처럼! 2016” 김근태 화백 순회전 프랑스에서 성료
23년간 장애아를 화폭에 담아온 김근태 화백의 작품들이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주 프랑스 OECD 대한민국 대표부 전시실에서 전시되었다. 2015 세계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유엔 본부에서 전시되었던 작품들이 전 세계 주요 국가에 순회 전시되는데 그 네 번째 여정으로 프랑스 파리에 오게 된 것이다.
김근태 화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적 장애아들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로, 장애아들과 동고동락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어왔다. “들꽃처럼 별들처럼! 2016”전시는 장애로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장애인도 똑같은 인격체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
그가 장애인을 그리는 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다. 김 화백 자신이 실은 장애인이다. 어릴 때 열병을 앓으면서 한 쪽 청력을 잃었고, 10년 전 교통사고로 한 쪽 시력마저 잃어버렸다. 또한 대학교 4학년 때 5.18 광주민중항쟁을 겪으면서 수많은 죽음을 목도했고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림에 대한 갈망과 삶에 대한 방황으로 떠돌던 그는 1994년 목포 앞바다의 작은 섬 고하도에서 운명과도 같이 장애아를 만났다. 재활원에 있는 150여 명의 지적 장애아들이다. 일그러지고 뒤틀린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는 상처로 얼룩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화상을 그리듯이 아이들을 그려 나갔고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 앞에 트라우마는 서서히 치유되었다. 그렇게 장애아와 김 화백은 오랜 시간 동안 화폭에서 함께 웃고 울었다.
오롯이 23년 외길을 걸어온 화백의 그림은 지난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엔(UN) 본부에서 열린 "들꽃처럼 별들처럼" 전시회. 100호 캔버스 77개를 이어붙인 총 길이가 무려 100m에 이르는 회화 작품은 정신지체아와 그들의 지인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마치 들꽃처럼 형상화했다.
그는 “한국의 사계절에 피는 꽃 등 아름다운 자연 속에 지적 장애인의 희로애락을 담아내고자 했다.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지적 장애인 본연의 감정을 보여주고싶었다.”라고 말한다.
김근태 화백은 6월23일 재불 교민들 오프닝 초대에서 "23년간 아이들과 동거동락을 하면서 치유를 받았다"라고 밝히며 "고흐의 삶을 이해했으며, 여러분을 사랑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대표작 "들꽃처럼 별들처럼"은 뉴욕 유엔(UN) 본부, 베를린 문화원,베를린 장벽에 이어 파리 오이시디 대한민국 대표부, 2016년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프랑스 유로저널 강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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