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브렉시트 후 선진국보다 아시아 시장 긍정론 부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 이후 미국 금리인상 지연 전망으로 아시아 증시가 상승하고 자금 유입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지속되는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긍정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이나 미국 등이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서 선진국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이 아시아 증시로 속속 유입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성장 모멘텀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과 영국 영란은행(BOE) 및 일본은행(BOJ) 등의 주요국 중앙은행이 추가 경기 각국의 경기 부양책 확대 시사 등의 영향을 받아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를린치는 5일 "브렉시트 결과 이후 글로벌 주가 하락은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대한 저가 매수의 기회"라며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전망 등도 달러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며 신흥국 주식시장의 반등을 뒷받침한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만한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따른 신흥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지속으로 신흥국의 국채 가격 상승 여지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며 아시아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문병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선진국 대비 신흥국 금융시장으로의 투자자본 유입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 반전 조짐은 달러 가치 반락과 원자재 가격 상향 안정화 움직임에서 비롯된다"며 "브렉시트에도 달러 가치 급반등이나 유가 급락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신흥국 경기 반등의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는 ASEAN 경종, '사람 우선 통합돼야'
한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아세안 국가들의 통합과정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교훈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이 “아세안의 통합은 엘리트 중심이 아닌 노동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렘봉 장관은 “아세안의 무역 장관들은 브렉시트를 우리를 일깨우는 자명종 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계기로 경제공동체의 무역협약과 규약들을 좀 더 사람 친화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노동자들과 취약계층을 돌보는 방법이 ‘낙수효과(trickle-down)’에만 기대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은 2015년 12월 31일 상품과 서비스, 자본,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표로 하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를 출범시켜 회원국 간 관세장벽은 대부분 철폐됐다.
6억 3천만 명의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2조 5천억 달러 규모의 단일시장으로 지난해 연간 무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2조2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의 리융융 국장은 “아세안 차원의 시각을 떠나서라도, 브렉시트의 교훈은 바닥 민심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세안이 그동안 이런 접근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 온 이유다. 공동체를 먼저 세워야 한다.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함께 번영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빌라하리 카우시칸 전 싱가포르 전권대사는 “EU는 이제까지 좋은 본보기라기보다는 나쁜 사례만을 보여주었다. EU 스스로 좋은 모델이라고 스스로 착각했을 뿐이다. 우리는 항상 EU 모델이 비현실적이고, 유토피아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라고 말했다.
<사진: JTBC ‘썰전’ 화면 캡쳐 >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