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류' 한국 BJ, 중국서 인기몰이로 고소득 올려
한국 출신 BJ(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이 중국 인터넷 방송 시장에서 활개를 치며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국청년망’ 등 현지 보도를 인용한 KITA에 의하면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인기 BJ들은 연간 100만 위안(약 1억 7천만 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1000만 위안(약 17억 원)이 넘는 계약금까지 감안하면 그녀들의 수입이 웬만한 한국의 인기 연예인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인터넷 방송 시장에서는 중국 BJ들끼리의 ‘내전’이 치열했으나 현재는 끼와 재능을 겸비한 한국 출신 BJ들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청년망’ 은 ‘한국 BJ 중국 침공 : 3시간 동안 과자 먹는데 10만명 팬 몰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BJ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올해 여름 중국 최고 부자인 완다그룹 회장의 외아들 왕쓰총은 수천만 위안을 들여 한국의 유명 BJ를 영입하는데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레이싱 모델인 허윤미는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인기 BJ다. 그녀가 한국에서 활동할 당시 최고 1만 2000명의 팬을 두고 있었으나 중국에서 옮겨가면서 팬의 숫자는 125배나 늘었다. 그만큼 중국의 시장규모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왕스총의 ‘천금으로 미인의 웃음을 사다’는 이야기가 인터넷 방송가의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지난 3월 한국 BJ 양한나가 인터넷 방송 중 한 네티즌으로부터 1000 위안(약 17만 원)의 선물을 받았다. 이 네티즌은 같은 플랫폼에 있던 왕쓰총을 도발했고 두 사람은 서로 ‘선물 쏘기 대결’을 벌였다.
이 네티즌은 단숨에 14만 위안(약 2381만원)의 선물을 쏘았고 왕쓰총도 뒤질세라 무려 23만 위안(약 3912만원)의 선물을 쐈다. 하룻밤에 40만 위안(약 6803만 원)의 선물을 받은 것은 BJ 사상 최고 기록이다. 그후 이 건에 대해 조작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한국 BJ들의 존재가 중국 BJ에게 큰 위협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달 초 룽주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BJ 역시 한국인이었고 15만 명의 중국 네티즌이 그녀가 진행하는 방송을 지켜봤다. 이에 반해 11위로 밀려난 중국 BJ의 방송을 지켜본 네티즌은 9700명에 불과했다. 원래 3위였던 이 중국 BJ는 억울하고 분한 나머지 눈물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비인형’이자 '리얼돌녀'로 불리는 이수빈은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3시간 동안 대부분 의자에 앉아 과자를 먹고 있었는데도 10만 명의 네티즌들이 몰려 화제가 됐었다.
한국 BJ들이 ‘중국 BJ에 대해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에 넘치는 이유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이미 준비된 스타, 즉 ‘스타 제조공장’으로 알려진 한국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BJ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BJ 중에는 걸그룹 출신은 물론 연예기획사의 연습생 출신도 있다.
한국 출신 BJ들은 초절정 인기와 더불어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녀들의 수입이 인기 스타 연예인 못지않다”고 털어놨다. 인터넷 방송 수익은 일반적으로 플랫폼과 BJ가 절반씩 나누지만 인기 BJ의 경우 70%를 가져가기도 한다.
한편, 아이메이자문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인터넷 방송은 200여개, 사용자는 2억 명이다. 중국 전체 인구의 7분의 1가량이 인터넷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중국 인터넷 방송 시장은 150억 위안(약 2조5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2020년에는 600억 위안(약 10조 2천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한국의 수백 배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 유로저널 노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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