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림의 문화예술 경제 칼럼

미술시장의 꽃, 아트 페어 ( 1 )

by eknews posted Jul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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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의 꽃, 아트 페어 ( 1 )




허유림의 문화 예술 경제 칼럼에서는 현재 <미술 속의 여성-한국의 여류화가를 찾아서>가 연재 중이다. 그러나 휴가철 다양한 문화행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지금,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다양한 형태의 아트 페어 중 중소 규모로 알차게, 그리고 멋지게 진행된 어포더블 아트페어(Affordable Art Fair)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지난 6월 런던에서 열렸고 다가오는 9월 서울의 DDP에서 다시 개최가 된다. 아시아에서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세번째 포문을 연 서울의 전시가 런던과 어떻게 다를지 기대하며 런던 전시의 모습 및 페어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트페어에 참가는 갤러리 비즈니스에 아주 중요합니다. 나는 아트페어에 참가하기 위해 1년에 40만 파운드를 쓰지요" 


런던에 위치한 오스본 사무엘 갤러리 대표인 피더 오스본이 2008년 소더비 미술대학원 아트마케팅 수업에서 설명한 내용 중 일부이다. 리먼 사태가 터져 세계 금융이 불안했던 당시 금액은 한화로 약8억 원.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 이 후 현재 환율로는 6억 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실제 오스본 사무엘 갤러리뿐 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의 경우도 지출 규모가 이와 비슷하다. 전시 부스비 외에도 숙식 비용, 작품 선적비, 홍보비 등 많은 부분에서 출혈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아트페어 및 문화관련 행사에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지금, 왜 갤러리는 많은 비용 부담을 안고서도 페어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일까? 6월 영국 워크샵 수업 과정 중 런던 햄스테드에서 열린 어포더블 아트페어(Affordable Art Fair, Hampstead, London)에 참석, 실제 작품을 구매하는 콜렉터들과 참여 갤러리들이 가지고 나온 작품 성향, 아트페어가 갤러리 및 딜러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현장에서 느끼고 확인할 수 있었다. 




1,  아트페어의 시초 및 다양한 형태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아트페어 형태의 시초는 아모리 쇼다. 1913년 뉴욕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아모리 쇼는 피카소, 르누아르 등 1000여 점에 가까운 현대미술을 선보인 본격적인 미술시장이었다. 지난 30여 년간 수많은 아트페어와 위성 아트페어가 번성했다. 이들 아트페어의 번성은 미술시장의 구조와 흐름을 바꾸어 놓았는데, 오늘날 미술시장의 중심에 있는 아트페어로는 4개를 들 수 있다. <테파프 TEFAF (The European Fine Art Fair), 아트바젤 Art Basel, 아트바젤 마이애미 Art Basel Miami, 그리고 프리즈 Frieze Art Fair>가 그것이다. 이들 아트페어의 인기와 성공에 힘입어 주Zoo, 스코프SCOPE, 나다NADA, 어포더블 아트페어Affordable Art Fair등 중소 규모 아트페어가 속속 생겨났고 상하이, 두비아 등의 지역 아트페어가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2. 어포더블 아트페어 Affordable Art Fair, Hampstead,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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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1999년부터 시작된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런던 남부의 단일 아트페어로 출발, 이를 점차 국제전으로 확대 시켰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및 싱가폴,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 갤러리들의 참석이 눈에 띄었는데 한국에서는 가가 갤러리(Gallery GaGa)와 타블로 갤러리(Gallery Tableau)가 참여하여 현장에서 반가움을 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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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6번째를 맞이하는 어포더블 아트페어는 의미 그대로 가격이 적절하여 구매 가능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아트페어다. 주최측은 실제 100파운드(한화 약 20만 원)의 작품들부터 최고가 5000파운드(한화 약 1천만 원)을 넘지 않는 작품들로 아트페어를 구성, 영국의 중산층을 주 관람객으로 설정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런던의 부촌 햄스테드 히스(Hampstead Heath)에 장소를 마련, 페어의 분위기를 어수선하지 않고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보이려 했다.  특히 개인 자가용 없이는 방문이 힘든 것을 고려, 지하철 역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하였는데 이는 접근성에 불편을 최소화 시키면서 공원 녹지대에 마련한 현장 분위기를 편안하고도 즐겁게 유도하려는 주최 측의 꼼꼼한 측면을 엿볼 수 있었다. 




3. 아트페어의 살아남기 전략


아트페어가 끊임없이 생겨나면서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2007년 2월 한 달간 뉴욕에서 열린 아트페어가 여덟 개나 된다. 매달 한 건 이상 열리는 중요한 아트페어에 참가하다 보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페어 피로 Fair Fatigu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우후죽순 생겨난 아트페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 아트페어는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는데 아트바젤 마이애미는 휴양도시에 사는 부자 손님들을 위해 아트페어 기간 내내 각종 파티를 열고, BMW, 스와로브스키 등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VIP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지리적 특성과 기후에 따른 아트페어의 차별화도 들 수 있다. 한국은 어떠한가? 몇몇 페어는 대형 아트페어에 맞서 작은 규모지만 큰 주목을 끄는 아트페어도 속속 등장한다. 몇 년 전부터 갤러리 VIP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호텔 몇 개 층을 통째로 빌려 방마다 갤러리 부스가 들어가는 신개념의 호텔 아트페어가 그것이다. 실제로 아트페어는 그 끝을 모른 채 진화 중이다. 


그렇다면 중소규모인 어포더블 아트페어가 내세운 전략은 무엇일까? 아트페어가 주요 고객의 예산 범위를 생각하여 작품 가격을 선정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페어에 참가한 갤러리 및 구매자를 위해 준비한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는 하나의 행사를 기획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아 부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1> 카페테리아 &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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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느 아트페어나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장소는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어포더블 아트페어의 식음료 공간이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이곳이 경매에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작품들을 판매하는 곳이 아님을 감안하였을 때 페어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작품을 태도 및 주최측이 관람객을 얼마만큼 배려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분주하지만 여유롭게> 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와인 및 샴페인, 기타 음료를 마련한 중앙의 바(위의 사진)는 사람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쉼터가 되었고, 각종 빵과 샌드위치 및 기타 고기류를 곁들인 음식을 제공하는 카페테리아는 아트페어에 참석한 사람들의 허기짐을 달래주며 관람객과 주최측 모두에게 만족스러움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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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인과 아동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단 4일 열리는 아트페어다. 그러나 주최측은 성인과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분리하여 각각 따라 마련하였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성인을 위한 드로잉 교실, 도자기 제작 및 패턴 수업을 진행하였고, 매일 특정 시간에 아트페어의 가격대 별 작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관람객들이 좀 더 수월하게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반면 아이들은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 걸쳐 신체를 이용한 색채 활동 및 옵 아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특정 시간에 마련된 프린트 교실에 참석하여 직접 찍어보고 그려보는 과정을 통해 미술을 자신의 몸으로 경험하고 즐거운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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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역 학교와 연계하여 대회를 개최, 아이들의 수상 작품을 진열해, 학부모가 자기 아이들의 작품이 걸려 있는 모습을 구경하며 자연스럽게 아트페어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정말 차별 전략이 이뿐이었을까? 우리는 흔히 돌아서는 뒷모습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건져낸다고 한다. 어포더블 아트페어가 보여준 마무리 모습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다음 글에서 계속 전개하며 최고의 인기 부스와 왜 갤러리들이 아트페어에 참여하려 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허유림, 유로저널 컬럼니스트, 인디펜던트 큐레이터, 예술기획 및 교육, Rp’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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