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비중, 30대 후반은 감소하고 50~60대는 증가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가계부문 전체로는 금융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였던 것과 달리,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자산구성의 변화에 있어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가계 전체적으로는 금융자산 비중이 2010년 21.3%(가구별통합자료 1만 가구 대상)에서 2015년 26.5%(금융 및 복지부문 가구통합공통부문 약 2만 가구 대상)로 증가하였다. 분석의 일관성을 위해 매년 약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되는 금융 및 복지부문 가구통합공통부문 데이터를 연령별로 보면, 30대 후반과 70 이상 가구주 가구를 제외한 전 연령대 가구의 금융자산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30대 후반(35~39세) 가구주 가구에서는 금융자산 비중이 2012년 34.9%에서 2015년 34%로 소폭 감소하였다. 70 이상 가구주의 가구에서도 15.1%에서 14.5%로 금융자산 비중이 감소하였다.
반면 50대 가구주 가구의 경우 2012년 23.4%에서 2015년 26.6%로, 60대 가구주 가구의 경우 17.2%에서 19.9%로 금융자산 비중이 늘어난 것이 두드러진다. 가구주 연령기준 30대 후반 가구의 경우 실물자산이 가구당 평균 1,240만 원 증가를 보인 반면 금융자산 증가는 312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몇 년간 30대 후반 가구주 가구들의 경우 2012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급증으로 인해 전세의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자 주택매입수요가 늘어나면서 금융자산은 감소하고 실물자산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35~39세 가구주 가구의 경우 주거형태 비중에서 자가 비중은 2012년 45.6%에서 2015년에는 50.2%로4.6%p만큼 높아진 반면, 전세비중은 2012년 35.0%에서 28.3%로 6.7%p만큼 감소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전세 감소폭, 자가 증가폭이 훨씬 컸다.
50대에서는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실물자산이 가구당 평균 1,763만원 감소한 반면, 금융자산은 평균 1,205만원 증가하여 금융자산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60대에서는 가구당 평균 실물자산과 금융 자산이 각각 4,330만원, 2,377만원 늘어났지만, 금융자산 증가율이 연평균 10.9%로 실물자산 증가율 4.4%보다 높아 금융자산 비중이 상승한 것이다. 60대 가구주 가구의 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우선 은퇴시기가 늦춰지고 60대에도 일하고 있는 경우가 늘면서, 60대 가구주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60대 가구주 가구의 2012년 소득은 전가구 평균소득 대비77%였으나, 2015년에는 87%로 높아졌다. 60대 가구의 소득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성인 자녀의 결혼 등을 통한 독립이 지연되면서 자녀의 소득이 가계소득으로 합산되고 있는 점도 일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0대 가구주 가구가 소득 증가와 함께 노후대비를 위해 저축을 크게 늘린 것도 자산 증가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그 결과 자산과순자산의 정점이 2012년에는 50대였으나, 2015년에는 60대로 늦추어진 것으로 나타난다.
고령화 진전과 더불어 연금 등 금융자산 비중 확대 이어질 듯
가계의 자산 구성은 앞으로도 인구구조 변화, 경제 및 주택시장 여건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로 인해 연금 등을 중심으로 금융자산 비중의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2017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빠른 속도이다. 우리나라 보다 앞서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과 대만에서는 고령화와 더불어 보험 및 연금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바있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보험 및 연금비중이 17.5%(1986~1990년 평균)에서 28.6%(2001~2005년 평균)까지 높아졌다. 대만의 경우에도 고령화 이전 3.8%(1989~1993년)에서 고령화사회를 겪은 후 21%(2009~2013년)로 급상승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의 보험 및 연금 비중(2015년 말 31.1%)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국내·외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당분간 연금 등을 중심으로 금융자산 비중이 꾸준히 확대될 것 으로 예상된다.
한국 유로저널 이준동 기자
eurojournal14@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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