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떨어졌을 때
바닥이라는 것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습니다.
경기도 사실 바닥권이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그때부터는 올라가는 일만 남은 거거든요.
뭐든지 제대로 되려면, 정치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바닥권으로 뚝 떨어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제대로 됩니다.
그렇게 안 되려고 미봉책으로 자꾸 땜질을 하니까 바닥으로 떨어지지도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이 납니다.
유능한 사람이라면 한번 그렇게 떨어져 볼 필요도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모든 면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다음에,
그 다음부터 곤두박질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걸 죽기보다도 싫어합니다.
안 떨어지려고 대롱대롱 매달리는데, 한번 떨어져 보십시오.
그것처럼 후련하고 시원한 게 없습니다.
그 때는 위만 보면 되거든요.
그리고 한번 어떤 자리에 오르면
그 상태를 지키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수성(守成)이라고 하죠.
지키는 것이 더 힘듭니다.
올라갈 데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것입니다.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편안히 떨어져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Grinee, Lee /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 현재 호주 시드니 거주
grinee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