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뉴엘 발스총리, 프랑스도 '기본 소득제' 구제적 논의 필요한 때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심각해진 양극화 현상과 인공지능개발로 인한 미래일자리에 대한 불안감 등이 ‘기본 소득제’ 시행논의를 본격화시키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어느 정도 받쳐주고 있는 프랑스지도 이제는 보편복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할 때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특히 2017년 대선에서 기본소득제는 프랑스 정치권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프랑스 주간지 로브L’Obs에 따르면 기본 소득제를 제안하며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브느와 아몽을 이어 마뉴엘 발스총리도 제도도입에 대한 구체적 의사를 표명했다. 프랑스 최저생계보조금RMI제를 처음으로 실시한 미테랑대통령 당시 총리 미셀 로까의 추모제에 참석한 발스총리는 보편적 복지를 위한 기본 소득제 도입을 위해 현재 시행중인 최저생계보장제를 단순화시키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기본 소득제는 그 내용과 절차가 매우 복잡한 만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그 동안 불평등해소를 위한 프랑스 좌파진영의 오랜 숙원사업이었으며 본격적 논의를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급 수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진 않았지만 여러 사회보장을 묶은, 25세 이하의 청년들도 포함한 단 하나의 사회보장제를 제안했다.
선별복지형태인 사회보장제와는 차별되며 모두에게 평등하게 지급되는 기본소득제는 프랑스에서 여전히 변방에서 소극적으로 논의되어 왔다.
현재로서는 녹색당과 좌파전선의원이 포진한 프랑스 남서부 아키넨지역에서 정책실험이 논의 중의다. 국가 전체를 볼 때 사회당 의원 크리스토프 시뤼그가 사회보장제도 개혁에 대한 보고서를 총리에게 제출한 것이 전부다.
이 보고서는 최저생계보조RSA, 성인장애인수당AAH, 특별연대수당ASS 등 10여 가지의 보조금을 융합해 400유로를 균등하게 지급하는 보편복지안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은 평생 동안 지급되지 않으며 경제활동기간 동안의 소득에 대해 누적할당을 적용하지 않는 등 협의한 복지정책이다. 기본소득제에 극단적 자유주의개념이 적용 될 경우 사회보호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이 시뤼그의원의 기조다.
마뉴엘 발스총리가 언급한 ‘구체적인 유토피아’인 기본 소득제에 대해 좌파이상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 등 범 좌파진보진영은 동의하고 있지만 그 관점은 아주 다양하다. 한편에게는 공산주의에 이르는 자유주의적 방법이며 또 다른 이들은 경제요소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한다. 무조건적 일정량의 소득이 보장된다면 각 개인은 삶에서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며 소득과 사회적 환경에 대한 차별적 보조금을 지원하는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자유주의와 이상주의의 시각차이는 본질적으로 지급액의 차이에서 나타난다. 자유주의의 경우 기본 소득은 지금의 사회보장을 대신하는 최저생계비를 주장한다. 반면 이상주의자들은 개인의 존엄성 보장을 말한다. 지급액이 너무 낮으면 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이 더욱 양산되는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기본 소득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아키텐지역의 마르틴 알코르타 녹색당의원의 우려처럼 이 제도가 기업인들이 임금을 낮추는데 악용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점이다.
한편 올해는 자유주의자들이 기본 소득제 논의에 앞장섰다. 스위스의 기본소득제 도입 국민투표가 대표적이다. 기업인들의 주도하에 제안되었던 스위스의 경우 비록 부결되었지만 공론화의 물고를 튼 것은 분명하다. 또한 현재 우파가 집권하고 있는 핀란드는 2017년부터 기본 소득제 실험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업가 출신 총리를 둔 핀란드는 무작위로 선택 된 2천 명에게 매달 560유로씩 지급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노동’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보이는 우파(더 벌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해야 한다)와 좌파(주요 사회개혁은 노동을 통해 이뤄진다)의 첨예한 대립만큼 기본 소득제는 아주 민감한 사안이다. 하지만 기형적으로 가속화되는 사회경제 변화 앞에서 진영논리를 벗어나 기본 소득에 대한 논의와 시험은 현실화되고 있는 중이다.
사진 로브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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