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혜 예술칼럼

주목해야 할 전시 - 들꽃처럼 별들처럼 2

by eknews posted Oct 0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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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할 전시 - 들꽃처럼 별들처럼 2



3. 그림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꿈을 그린다


작가 김근태는 제대로 이야기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는 정신지체장애아들의 생각을 그림의 언어로 우리들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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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아가 본 천국, 김근태, 2012



과거를 회상하며 "라캉은 인간의 주체형성은 소외와 공격성이 중심이 되는 상호 주관적인 맥락 안에서만 형성된다고 했다. 솔직하지 못했던 지난 세월동안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정박아들을 진심으로 담아내지 못했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더 깊은 마음의 통찰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그는 아들과 아내를 통해 접하게 된 종교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마음속의 갈증들을 하나씩 해소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점이 맞는 것(지적장애아)'과 '초점이 맞지 않는 것(일반인)'을 함께 그리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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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김근태, 2012



이제 그는 이것의 균형의 중심점을 찾아하고 있다. 작가 김근태에게 있어서 지적장애아들의 미소와 몸짓은 말 그대로 생동감 있는 아름다움, 미술 그 자체이다. 직관적인 자신만의 미적행위로 이것을 그는 작품으로 구체화낸다. 


"그림을 통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꿈을 그린다." 


그는 자신이 그리고 있는 장애인들이 동정과 베품의 대상이 아니라, 소통과 공존의 동반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 적어도 그의 그림안에서는 지적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고 현 시대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그들이 주인공이 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그는 그들에게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감사하는 힘을 얻는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작가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인생을 돌아보면 제대로 살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순간들이었다. 그래서 나 자신과 아무 관계없고 어쩌면 짐이 될지도 모르는 이 지적장애아까지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사랑, 나의 마음이고,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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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하와+나=생명의 잉태, 김근태




4. “사람의 생존의 복잡함이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몇 번의 자살 시도와 친구의 죽음, 그 죽음과 관련한 사건들이 뒤얽히고 난 다음, 그의 삶의 무대엔 늘 또 다른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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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1, 김근태, 1990



대학 졸업 후 전남 목포 문태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던 그는5년 만에 교사직을 그만두고, 자유로이 그림에만 몰두하여 국선에도 입선했다. 하지만, 늘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에 계속해서 시달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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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김근태, 1990



영혼이 담긴 그림을 그리기는 커녕, 외우다시피 해 기교만 부린 그림에 회의를 느끼고 좌절한 그는 결국 프랑스로 유학의 길을 떠났다. 그에게 무엇보다 필요했던 것은 자아의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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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김근태, 1991


그리하여 유학 후, 그는 인간의 본질적 존재와 내면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 4학년 때 겪은 5·18광주민중항쟁 때의 기억에서 비롯된 살아 남은 자로서의 허무와 나약함이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여전히 그를 괴롭혔다.

이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마음의 안식을 원했던 그가 찾은 곳은 바로 목포 앞바다 작은 섬 고하도에 있는 목포공생재활원이었다. 그곳에서 150여 명의 정신지체아들에게 그림을 지도하면서 3년간 생활을 했다. "아이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그토록 예뻐 보이고, 냄새마저 달콤했다. 그 아이들을 만난 순간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5. 서로를 끌어안는 아름다운 동행이 나의 그림이다


화가의 그림은 공익적 가치와 사회적 기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그림을 통해 좀 더 좋은 세상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장애인이 담긴 그림을 공공건물에 걸어 함께 어우져지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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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마음 주소서-기도1, 김근태, 1998


"왜 우리는 나무와 꽃만 걸어야 하는가. 내가 그리는 유화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벽화로, 타일화로 만들어 늘 보면서 장애인들과 친해지고 익숙해져서 결국에는 담장을 허물고 함께 더불어 살아 가기를 희망한다."


또한 장애인예술학교를 만들어 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 그리고 장애인이 화가가 되는 예술인 공동체를 운영하고 싶다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지금 한 인터넷 사이트의 스토리 펀딩("세계를 향해 달리는 100M 전시회")을 통해 그는 이 꿈이 좀 더 빨리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들은 몸이 불편하지만, 우리는 마음이 불편하다. 이 불편한 진실 앞에 작은 붓질로 서로의 조화와 균형을 맞추는 움직임, 서로를 끌어안는 아름다운 동행이 나의 그림이다. 이렇게 나는 100미터를 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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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김근태, 1990



강렬한 고흐, 뭉크의 절규처럼 그의 그림속의 강렬한 푸른 색조가 마치 구름 속에서 막 햇빛을 보았을 때의 묵직함으로 그에게 다가선다.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공포는 또 하나의 책임감 같은 내밀한 은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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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옥진, 김근태



자신에게 있어 그림은 자신의 인격을 다듬는 도구라고 하면서 그는, "종교에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말이 있다. 나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화가로서 자유롭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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