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지구온난화가 사회 불평등 가속화시켜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화될수록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많은 피해가 돌아간다는 연구서가 나왔다.
프랑스 과학월간지 Sciences et Avenir인터넷판 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 발표된 경제사회 및 환경위원회(CESE)의 '환경정의'에 관한 보고서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지구 온난화가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가중시키는 가스방출 등은 높은 구매력과 소비력을 가진 부유한 계층이 빈곤층보다 많을 수 밖에 없다.
프랑스 환경위원회(CGDD)의 2011년 보고서에 따르면 20%의 서민가구과 부유가구의 CO2배출량은 각각 11%와 29%로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CESE의 청문회에 나온 사회구호단체(ADT Quart Monde)는 선택의 여지가 좁은 빈곤계층은 비위생적 주거환경과 식생활을 강요 받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이나 난방장치를 사용하기 힘들다고 강조하면서 기후변화는 사회보건의 불평등을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프랑스 국립 보건연구소(InVS)의 2013년 폭염으로 인한 사망률에 따른 공공보건의 문제점에 대한 연구서도 사회불평등 현상을 뒷받침한다. 녹색공간이 부족하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살고 있던 노인들이 폭염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CESE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20%의 빈곤층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관점에서 평가 된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는 노동시장과 노동환경의 급작스러운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성비,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인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에너지정책은 원유, 자동차 등 관련산업 일자리가 변형되거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에너지전환법은 고용환경변화에 대비한 정책을 반영하고 있지만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적절한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치명적 영향을 받는 업종인 농림분야에 대한 적절한 대책도 시급하다. 남서부 아키텐지방의 산림지대가 이상기온의 영향으로 목재산업 노동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구온난화는 노동조건 불평등을 가속화시키는 주요인으로도 지목된다. 특히 건설노동자, 농민을 비롯한 농업관련 노동자, 철도 등 도로관련 노동자들은 더운 날씨 속에 일을 해야 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열악한 노동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CESE는 에너지전환정책에서 반드시 분야별 관련노동자들의 직업교육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역간 차이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단순히 지리적 조건뿐 아니라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재정의 차이에 따라 환경문제 대응책이 달라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과세소득이 충분한 일드레의 경우 해수 상승 대비 공사 자금 조달이 용이했지만 재정이 열악한 지역들은 적절한 수해 정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른 파생효과는 자연재해관련 보험 문제에도 미친다. 한 보험사는 현재 보험 체계로서는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재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CESE는 2040년을 전후로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보상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CESE의 연구서는 화석연료소비에 부과되는 세금이 빈곤층과 농촌 주민들을 더욱 불리하게 만드는 점을 지적한다. 위원회는 현재 진행중인 정부의 기후변화정책장기계획안에서 소득에 따른 탄소세금CCE 적용 등을 포함해 모든 실질 사안에 대해 협의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CESE는 정부가 사회경제적 평가규칙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고 거시적 시각의 기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환경문제가 눈 앞의 경제논리만 생각할 경우 미래 세대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공항, 도로 건설 등은 당장의 이익창출 효과보다는 비행기 소음, 공해, 온실효과를 초래하는 가스배출 등 장기적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년간 지역민의 반발을 사고 있는 노트르담 데 랑드 공항공사도 이러한 관점에서 재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사진출처: 씨앙스 에 아브니르 전재>
프랑스 유로저널 전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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