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흠)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긴 강풍 Orkan이 지나간 후 주말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포근했다. 고속도로와 기차 길이 아직 정비 되지 않아 군데군데 막혀 있다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복흠 한인회 신년 잔치가 열리는 복흠 린덴에 참석했다.
다른 한인회와는 달리 두 나라(한국과 독일)의 국기 대신 무대 옆에 세재정해만사여의형통(이 해에는 모든 일이 뜻한 데로 이루어지소서)이라는 한자가 정교하게 쓰여 있었다.
6시30분경 오수혁 부회장의 사회로 신년 행사가 시작되었다. 최태호 회장은 36년 된 복흠한인회를 돌아보며 “반세기를 독일 땅에 산 우리의 삶이 헛되지 않았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자. 행복은 자기 마음속에 있다고 한다. 어떤 마음을 어떻게 가지냐에 따라서 행복이 정해진다고 한다. 2007년도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길 바란다.” 고 신년 인사를 했다.
김우선 재독한인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격려사에서 “서로 칭찬해 주는 한 해가 되자. 새로 개편된 29대 회장단과 임원들은 재독 한인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재독 한인 월간지를 발행하여 각 가정에 무료로 배부하고 있으며 각 지방 한인회에 컴퓨터 코스를 열어주는 등 교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총연합회 만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교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바란다. 황금 돼지해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고 했다. 김영훈 주독대사관 분분관장은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 드리기 위해서 왔다. 작은 도시지만 많이 화목하고 활기찬 한인회인 거 같다. 금년에는 건강하시고 금돼지 한 마리씩 집에 두시길 바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 밤을 보내자.'고 했다. 간단한 내빈 소개가 있은 후 저녁식사 시간이 있었다. 많은 이들은 복도에 전시되어 있는 서예 솜씨를 감상했다.
2부 사회는 윤행자 자문이 한국어와 독일어로 진행했다.
먼저 정순덕, 윤행자가 노래하고 김남숙, 변정옥, 장경옥, 서정숙의 가야금과, 이원숙의 장구 연주와 함께 '진도 아리랑', '꽃타령', '태평가' 민요로 잔치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어서 가야금 연주에 맞추어 독일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독일의 민요 'Alle Voegel sind schon da'를 합창했다. 무대가 바뀌면서 복흠 한글학교(신임교장 정혜원)어린이 4명 미나, 화평, 요한, 유미가 나와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멋진 춤을 어른들께 선물했다. 무대 정리를 위해 김영훈 본 분관장은 대표로 노래를 해야 했는데 춤 추는 이들이 함께 해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무대가 열리며 6명의 무용수들이 북을 하나씩 놓고 쳤는데 한국에서 유행하는 “난타”를 연상케 했다. 장경옥, 윤청자, 윤행자, 정순덕, 서정숙, 김남숙등으로 구성된 북 모듬 연주는 자리에 앉은 이들까지 신나게 했다.
독일인 Wolfgang 의 _스폰 연주에 맞추어 오리춤을 손님들과 함께 추고 5쌍의 부부를 무대 위로 불러 의자 빼기 게임을 하고, 행운권 추첨에서 당첨되지 않은 자들을 위해 작은 선물을 나눠 줬다.
밤 늦게는 따뜻한 국밥이 준비되었다. 노래, 춤, 복권추첨 등 독일인들이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잔치였다. '어찌하여 놀지 아니하고 내일을 기다리는가.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라는 '위락당급시 하능대래자' 라는 입구의 문구가 떠올랐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 mt19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