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비노계, 중진 포함한 다수 의원들 탈당 준비중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을 포함한 10여 명 이상의 비노계(비 문재인계)의원들이 탈당을 결심하고 세 규합에 나서고 있어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호남 지역 의원들이 집단 탈당, 국민의당으로 입당할 당시 장고를 거듭했던 대다수 비노 의원들이, 지난 8·27 전당대회 이후 더욱더 견고해진 친노 패권주의라는 장벽 앞에 좌절하면서 향후 거취를 놓고 다양한 논의를 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노그룹은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당을 장악한 후 다시 8월 27일 전당대회에서 친노 지지를 받은 추미애 대표를 당선시키는 등 특히 친노 중에서도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친문계의 세가 탄탄해지면서 대권주자로서 문 전 대표 입지도 공고해졌다.
이미 당내에서 문재인 전 대표로 내년 대권 후보가 굳어졌지만, 이들 더민주 비노 진영의 딜레마는 문 전 대표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 속에서 문 전 대표를 강하게 비토하면서도 그를 대신할 마땅한 대선 주자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문 전 대표는 이미 대선 싱크탱크 역할을 맡을 ‘정책공간 국민성장’ 창립 심포지엄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은 완전히 실패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실패로 ‘대한민국 굴욕의 10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모두의 바람은 한결같이 정권교체”라며 사실상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이와같은 문 전 대표 출사표가 발표되자, 당내 비노계 중진급 의원이 포함된 10여 명의 의원들은 더민주가 아닌 다른 소속으로 대선을 치른다는 대전제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빠르면 올해 연말 탈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등 야권 일부에서 제기됐던 정계 개편 논의에 여권 일부와 개헌 세력까지 가세하며 힘을 얻으면서 개헌을 매개로 친노와 친박을 배제한 세력들이 헤쳐 모이자는 ‘제3지대론’이 좀 더 구체화되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는 “내년 대선 때까지 경천동지할 정치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합리적 보수와 급진 진보 세력이 헤쳐 모이는 정계 개편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새누리당 중심의 정계 개편을 시사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영남권 중심의 여당에 보수·중도적 호남 세력을 포용해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야권의 후보 단일화 전략에 맞선 새누리당발 단일화 전략”이라고 했다. 그 대상은 국민의당과 더민주 중도·보수 인사가 될 전망이다. 거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영입하면 ‘영남·호남·충청’이라는 지역적 연대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여권 주류의 생각이다.
특히, 이들 탈당 계획파가 30여 명을 목표로 당내 세 규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실제 그 정도가 탈당에 합류한다면 문재인 대세론은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고, 정계 개편의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정계개편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종인 전 대표를 앞세워 ‘단일대오’를 이룬다면 그 효과가 증폭되어 최종적으로 야권의 대선 판도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김종인 전 대표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비패권지대 합류를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의원 측근은 “여러 채널로 의중이 어떤지 서로 모색을 해보는 단계”라고 말하자 야권 내부에선 김 의원이 ‘문 전 대표와 선긋기를 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 총장과 연대보다는 친박·친문계를 제외한 모든 세력을 비패권지대로 규합하는 행보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4년 전 친박계에 이어 친문계로부터 토사구팽을 당하느니, 내각제 개헌 등의 정계개편으로 판을 흔드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시나리오를 택할 수도 있다.
결국,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더민주당 탈당 계획파들이 신당 창당 후 정계 개편에 참여할 지, 새누리의 친박과 더민주의 친노를 제외한 비주류 인사들이 참여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 지, 손학규 전 대표 등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관심을 갖는 제3지대에 합류할 지, 아니면 국민의당과 함께 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어 이들 탈당파들이 대선 레이스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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