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표현’ 인색한 한국사회, 절반이 평소 감정 잘 드러내지 않아
한국사회는 감정표현에 상당히 인색한 사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정서경험과 콘텐츠 소비의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한국인 2명 중 1명(49%)이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남성(57.2%)과 50대(57.2%)가 여성(40.8%)과 20~40대(20대 46%, 30대 44%, 40대 48.8%)에 비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한 모습이었다.
반면 이에 대한 비동의 의견, 즉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는 편이라는 응답은 43.1%로, 일상생활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지내는 사람들이 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되도록이면 감정을 숨기는 것이 좋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의견(42.4%)과 동의하지 않는 의견(44.3%)이 팽팽했다.
다만 앞서 상대적으로 감정을 좀더 잘 드러내는 편이었던 젊은 세대가 오히려 감정을 되도록 숨기는 것이 좋다고 바라보는 태도(20대 50%, 30대 45.6%, 40대 38.8%, 50대 35.2%)가 강하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억압되어 있는 사회 분위기가 감정표현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게끔 만드는 대목이다.
또한, 전체 10명 중 6명은 화가 나도 상대방 앞에서는 참는 것이 좋고(61.6%), 남에게 눈물을 보이는 것이 창피하다(57.9%)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너무 많이 웃는 사람은 가벼워 보인다는 의견(25%)은 적은 편으로, 자신의 속내를 보이기를 꺼려하는 성향이 부정적인 감정일 경우에 더욱 크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다만 웃음의 경우에도 남성(남성 30.8%, 여성 19.2%)과 중/장년층(20대 18.8%, 30대 24.4%, 40대 28.4%, 50대 28.4%)은 너무 많은 것은 경계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었다.
한편 우리사회가 감정표현에 인색한 사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스스로를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체 22.8%만이 자신이 감정적으로 무딘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감정이 무미건조해 보인다는 평을 들을 적이 있다는 응답도 23%에 머무른 것이다.
남성과 20대가 상대적으로 스스로를 감정적으로 무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고(남성 28%, 20대 25.6%), 무미건조해 보인다는 평을 들은 경험도 많은(남성 28.2%, 20대 32%) 특징이 좀 더 뚜렷했다.
사회전반적으로 타인에게 감정을 드러내거나, 표현하는 데 주저하는 모습이 강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감정만큼은 상당히 풍족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75.1%는 최근 분노했던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도 조사되었다.
여성(남성 70.2%, 여성 80%)과 30~40대(20대 69.2%, 30대 82.8%, 40대 80%, 50대 68.4%)의 분노 경험이 보다 많았으며, 가장 화나게 만든 일은 범죄 관련 뉴스(32.9%, 중복응답)와 부정 부패 관련 뉴스(31%)였다.
이와 함께 세상 돌아가는 일에 분노가 치밀었다거나(28.1%), 타인의 불친절한 태도 때문에(26%) 화가 났다는 의견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 대체로 분노의 감정은 사회 전체와 불특정 다수를 향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 유로저널 원혜숙 기자
eurjournal19@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