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해야 할 전시 - 한국의 비엔날레(Biennale) 축제 2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 2 2. 부산 비엔날... Posted ...

by eknews  /  on Oct 29, 2016 13:53

주목해야 할 전시 - 한국의 비엔날레(Biennale) 축제 2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 2 2. 부산 비엔날...

Posted in 최지혜 예술칼럼  /  by eknews  /  on Oct 23, 201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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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할 전시 - 한국의 비엔날레(Biennale) 축제 2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 2



2. 부산 비엔날레

2) 현대미술의 현주소

90년 이후에 대두한 글로벌 비엔날레 시스템을 다루고 비엔날레 시스템 도입 후의 현대미술 전반을 살피는 '프로젝트2'는 전형적인 화이트 갤러리공간을 벗어난 전시 미학을 시도하고자, 폐기된 고려제강 수영공장 3000평 전체 부지를 전시장으로 고쳐 선보였다. 

중국의 팡뤼쥔, 프랑스의 오를랑 등 전세계 23개국 121명(팀)이 참가해 316점 작품이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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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오페라 가면  n°6, 오를랑,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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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오페라 가면  n°1, 오를랑,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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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오페라 가면  n°10, 오를랑, 2014



자신의 신체를 작업의 재료이자 시각적 지지대로 만들어, 신체 자체를 토론장으로 사용한 오를랑의 작품이다. 

이것은 그의 최신 연작<Masks Beijing Opera, facing designs and augmented reality>(2014)에서 베이징오페라의 가면을 인터랙티브 기술에 접목한 것이다. 관람객의 태블릿과 스마트폰에 오를랑의 아바타가 출연하여 여성에게는 금지되었던 베이징오페라에서의 곡예를 선보인다. 관람객은 이 3D 아바타와 함께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그는 신체 예술의 창시자이자 1989 성명서에서 정의한 '육체적예술'의 주요 인물이다. 무엇보다 그는 종교적 도상과 바로크 시대의 여성의 신체의 묘사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아프리카, 콜럼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하기 이전 인도, 중국의 문화를 탐색하는 동시에 그들의 물리적, 감성적 그리고 가상적인 현실을 가장 현대적인 과학, 생물학 그리고 컴퓨터 기술을 이용하여 드러내고자 한다.

그녀의 집념과 자유는 모든 작업에서 혁신적, 의문적, 파괴적 입장을 나타낸다. 데이터를 끊임없이 변화시켜 관습과 '레디메이드' 사고를 무너뜨리며, 사회적, 정치적인 자연적 결정론, 남성 우월주의, 종교, 문화적 분리, 인종차별 등의 지배적인 유형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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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015, 팡리쥔, 2015


이것은 중국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인 팡리쥔의 작품이다. 그의 스타일은 황망한 화면과 더불어 근엄한 주제로부터 탈피하려는 표현이 주를 이루었다. 작품 속 '대머리' 형상은 중국 현대미술의 가장 고전적인 기호가 되었으며 이 스타일은 비평가들에게 당시의 주류 문화에 대한 반항인 '냉소적 사실주의'로 정의 내려졌다. 

한편, 8미터 폭의 대형 회화 작품인 <2014-2015>(2015)는 무수한 아기들이 멍하니 관람객을 등진 채 큰 태양을 바라보고 있는 팡리쥔의 최근 대표작이다. 태양으로부터 발산되는 강렬한 빛은 마치 원자핵폭탄의 폭발로 방출되는 거대한 에너지처럼 보인다. 이처럼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모순적 상황은 팡리쥔의 점점 커지고 있는 최근 작품들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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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우주사이 (HD 비디오, 사운드, 1분 23초) 김학제,  2016


인류의 역사는 욕망의 역사다. 현대 다중지성으로 대표되는 최고 가치 형태는 급격히 발전된 테크놀로지와 그에 따른 우주로의 진출로 정의될 수 있다. 작가 김학제는 이러한 것들을 향한 세계지성의 결합과 경쟁의 이면에 숨어있는 욕망의 그늘을 함께 표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세계의 다중지성은 진정으로 인류를 위한 공감을 획득해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들뢰즈와 가타리에 의한 탈코드화된 흐름을 전제로 하는 유일한 사회인 '자본주의 기계'의 화폐자본의 자유로운 흐름을 전제로 하는 '정신분열증적 현상'과 '욕망'의 코드를 도상화하여, 그는 모조 인공위성을 바닥과 벽에 묘지처럼 설치하고 그것의 날개에 사진들을 부착했다. 

우주인과의 교신을 내용으로 한 선구적인 팝음악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와 10CC의 'I'm not in love'이 교차 편집되어 흘러나오고, 벽면에는 광활한 우주에 쓸쓸히 거니는 로봇과 인간의 모습을 영상으로 투사하여 전체적으로 묵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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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As Usual (The Tower)
폴케르트 드 융, 2008


이것은 문화적 상징이나 역사적 인물을 새롭게 살펴보거나 현존하는 서사를 변형시키는 조각의 잠재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폴케르트 드 융의 작업이다. 특히 이것은 심리적, 신체적인 인간의 조건에 대한 관심에서 착안한 표현적 조각인 동시에 설치 작품이다. 

그는 특히 근본적으로 환경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오염물질들이라 할 수 있는 폴리우레탄이나 스티로폼과 같은 캔디색의 단열재를 사용하여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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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As Usual, (Double Happiness), 폴케르트 드 융,  2008


이 작품 속 두 마리의 흰 원숭이들은 점성학에서 그 상징적 의미를 가져온 것으로 인간이 과소평가하는 자연을 나타낸다. 특히 인류가 자신들의 독창성과 고유성에 대해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파생한 작품이다. 원숭이들은 인간이 지구의 일부가 되기를 배우고, 유약함과 유한함을 받아들여야 할 때에 오히려 그 자연적 순환을 탈피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믿음이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위의 2개와 아래의 2개 작품들까지 총 4개의 그의 작품들은 찰스 다윈의<인간의 유래>(1870)와 알베르카뮈의 <시지프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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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tion Harmony, 폴케르트 드 융, 2008


<Operation Harmony>(2008)는 마치 살아 있는 주검처럼 공간을 가로지르며 늘어져 있는 새까맣게 타고 훼손된 신체를 고정시켜 갈등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핑크색 틀은 일련의 역사적 사건에서 가져온 단편일 수도 있고, 특히 유인원 타워는 '나쁜 것은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마라'는 관념에 대한 비판적 시도일 수도 있다.

<Early Years>(2008)에서 내포하고 있는 유인원의 순환은 유인원에서 인간으로의 진화가 아닌 단순한 움직임을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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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ly Years, 폴케르트 드 융, 2008


3) 자아비판의 공간

마지막으로 '프로젝트3'은 학술프로그램과 세미나 등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종교, 인종, 국적의 예술가와 학자들(다중지성)이 한자리에 모여 인류와 예술을 논하는 공론장(비엔날레)에서 제목만으로는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이번 비엔날레의 본질을 다시 묻겠다는 의도다. 자아비판적 성격의 이 프로젝트3는 3천여 평에 달하는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리모델링한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인 F1963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에서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점은 하나의 주제 하에 전시와 3개의 프로젝트의 프로램들이 서로 어우러지도록 했다는 점과 폐공장을 전시장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폐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시도는 민관 협력을 통한 문화재생사업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비엔날레가 얼마나 새로운 차별성을 창출해낼 수 있을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재갑 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주제를 “다양한 종교, 인종, 국적의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토론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존 비엔날레 방식을 탈피해 3개의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지역문화예술인들의 참여 공연 프로그램과 관객참여를 이끌어내면서 지역과 나아가 세계 예술의 공론의 장으로서 본질적 비엔날레의 의미와 올해 비엔날레 주제를 성취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을 했다. 

따라서, 한 달 정도 남은 비엔날레 기간을 고려해 볼 때, 이번 부산비엔날레가 새로운 차별성을 창출해냈는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이것을 이끌어내기 위해 상당히 고무적인 노력을 했음은 틀림없다. 


3. '광주비엔날레' ;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다음에 계속…)


최지혜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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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 Art Consultant Jihye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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