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명선의 전시회 리뷰 ] 티노세갈(Tino Sehgal)의 기억으로 남기는 전시

by eknews posted Nov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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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명선의 전시회 리뷰 ]


티노세갈(Tino Sehgal)의 기억으로 남기는 전시




파리 7구에 위치한 팔레드 도쿄에서는 지난 10월 12일부터 12월 18일까지 Tino Sehgal(티노 세갈)의 전시가 진행중이다. 


이번 전시를 관람한다면 누구나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전시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입구가 하얀 구슬막으로 가려져 있다. 무대 안을 들어서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갑자기 번쩍 뛰어 안내자가 나타나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앞에서 춤을 추며 엉뚱한 질문을 던진다. 농담인지 진지한 질문이었는지 고민하며 전시관으로 향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아무말 없이 한 곳을 향하여 걷고 있다. (사실 이 사람들은 모두 관객들이 아니라 대부분 이미 준비되어 있는 퍼포머들이다) 순간 나도 같이 걸어야 하나, 간다면 어디로 가는 것인지 혼자 무리 안에서 또 다시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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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이동해서 이제 티노 세갈의 작품을 감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리번 거리며 작품을 찾고 있는데 10세 정도 되는 꼬마가 따라오면서 progrès(발전/진행)가 무엇이냐고 계속해서 질문을 한다. 나는 당황스런 돌발 질문에 고민하며 머리를 굴리며 답을 찾게 된다. "일하고 연관이 된다고 생각되는데?"라고 답을 해보았다. 꼬마는 나의 답을 듣자 대학생쯤 되는 소녀에게 답을 이야기해주고 사라진다. 소녀는 우리를 앞쪽으로 계속 안내하며, progrès(발전/진행)와 '일'이라는 나의 대답에 대해 더 디테일한 질문들을 계속한다. '이 단어가 개인적인 의미 안에서 다가오는지 아니면 사회적인 의미 안에서 다가오는지', '그럼 그 일이라는 것을 통해 행복한지 불행한지, 행복하지 않다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 심오한 질문들을 하다가 작별인사를 하고는 사라진다. 또 다른 청년이 나타나 시적인 이야기들을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해주고는 사라진다. 본인이 사회학자라고 주장하는 할아버지가 다가와 자신의 입양된 자식들과 아랍여행기를 이야기해준다. 


나는 어느덧 다시 춤추고 있는 무리 안에 혼자 남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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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내가 의도하기도 전에 난 전시장에 입장하면서 작가의 작품 안으로 들어선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이야기를 듣게 되고 또 이야기하며 이미 전시관의 끝에 와 있었다.


티노세갈은 1976년 런던에서 인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독일 슈트트가르트 근교의 뵈블링겐(Boblingen)과 진델핑겐(Sindelfingen)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보냈다. 베를린과 에쎈에서 무용과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그는 베를린에 거주하며 유럽을 거점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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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노 세갈은 전통적인 미술관과 갤러리의 상황을 구성하지만 전통적인 미술에 반하는 작업을 구상한다. 형체가 없는 잠깐 동안의 제스쳐와 실제 사람간의 경험에 주목하며 사람의 목소리, 몸의 움직임, 사람간의 상호작용에 작품은 의존하고 있다.


티노 세갈은 예술가의 그림이나 조각 대신에 누군가가 계속적으로 움직이거나, 노래를 하고, 말을 거는 행위 자체로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관람객의 참여를 의도적으로 요청하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제시함으로써 예술작품의 비물질화 작업을 시도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개념을 세우고, 퍼포머들(현대무용가, 지킴이, 어린이, 노인등)을 찾아 나서고, 오디션을 보고, 그들을 훈련시키고, 리허설을 하는 과정이 그의 작품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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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거나 볼 수 있는 작업이 아닌  관객이 교감하고 느끼는 작업으로, 단지 관객의 기억 속에 남기는 전시인 것이다. 그는 예술의 현 거점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질문들을 선사하고 있다.



전시기간 : 2016년 10월 12일부터 12월 18일까지

전시장소 : 팔레 드 도쿄 ( Plais de Tokyo )

            13 Avenue du pdt-wilson 75016 Paris

 전시금액 : 10유로



프랑스 유로저널 주명선 기자  eurojournal0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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