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신들의 왕
그들의 신화에는 제우스가 있다. 모든 문명의 신들은 자신들이 이 지구와 우주를 창조하였고 그 질서 아래 무릎 꿇으라고 명령하였지만 올림푸스 산 정상에 사는 신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다. 정복의 대상으로 지구와 우주를 보았다면 그것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동시에 성경이 기록하는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였던 것처럼 그리스의 인간적 신들은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한다.
리지페(Lysippe)의 작품을 바탕으로 (기원전 370-305년 생존 예술가)그린 작품이다.
제우스와 테티스(Thétis)
장 도미니크 엥그르 엑상 프로방스 그라네 박물관 소장
네레와 도리스의 딸 요정 테티스와 결혼하고자 하였으나 부인 헤라는 반대하고 있다. 테티스는 영웅 아킬레우스 장군의 어머니다.
포세이돈과 하데스, 그리고 데메테르, 헤스티아, 헤라
올림푸스에 평화가 찾아오고 제우스가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힘과 의무를 나누기로 결정한다.
올림푸스의 신들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한 신이 모든 권력을 독점할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왕국을 다스리고 각자의 특기를 맞추어 지배하도록 권력을 분리하기로 한다.
먼저 포세이돈에게 바다와 물을 맡긴다. 하데스에게는 지하세계, 지옥을 감당케 한다. 하지만 하데스는 지하 세계에만 머무르기 때문에 지상의 일을 관장하는 12신에 들어가지 않는다. 헤스티아는 가정을 수호하는 여신이 된다. 데메테르는 대지의 생산력을 관장하며 농업과 추수의 여신이 된다.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움과 성적매력으로 사랑을 지배하는 신이 된다. 누이 헤라가 남는다. 헤라는 제우스의 아내가 되어 여신 중 최고의 지위에 오른다. 헤라는 결혼의 여신이다.
헤라와 결혼 전에 만난 여신 메티스와 그의 딸 아테나
헤라와 결혼하기 이전에 이미 제우스는 많은 사랑의 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그의 첫 번째 동반녀는 지혜의 여신 메티스(Metis)였다. 제우스도 그 연인의 총기와 지혜를 알고 있었기에 그 여인이 낳은 아기가 언젠가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메티스가 임신하자 자기 자리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으로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켜버렸다. 메티스와 태어날 아기를 삼켜버렸지만 제우스의 착각이었다. 신은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그 아이는 아버지의 머리에서 자라고 있었다. 아버지의 머리를 깨고 완전 무장하고 나왔다, 아이의 이름은 아테나(Athena)가 된다. 다른 번역에 의하면 헤라가 아테네로 하여금 그 아버지의 머리에서 나오기를 원했다고 전한다. 아테나는 전쟁과 지혜의 여신이다.
아테네 탄생의 다른 신화에 따르면 임신한 메티스를 잡아 삼킨 제우스가 머리가 너무 아파 그 고통을 하소연하니 그의 아들 헤파이스토스가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 도끼로 아버지의 머리를 쪼갰더니 완전 무장한 아테나가 뛰어 나왔다고도 한다.
케크롭스(Cecrops)가 아테네의 왕을 하고 있을 때 포세이돈과 아테나가 이 도시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케크롭스 왕에게 누구에게 도시를 맡길 것인지 묻는다. 왕은 둘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생각하다 두 신 중에 아테네에 보다 유용한 선물을 하는 신을 선택하겠다고 한다. 포세이돈이 삼지창으로 땅을 내리 치자 호수가 생겨났다. 아테네가 땅에 손을 내밀었더니 이상하고 작은 나무가 땅에서 올라왔다. 올리브 나무였다. 아테네 사람들은 물놀이를 좋아하니 포세이돈의 호수가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아테네의 올리브 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없어지지 않아 푸르름이 변하지 않고 그 열매가 아테네 사람들을 먹여 줄 것이고 그 나무는 평화의 번영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다. 결국 왕은 자기 도시 이름을 아테나로 하고 아테네의 수호 여신을 위한 신전을 짓기로 약속하였다.
온화한 아테나(Une Athéna pacifique)
루브르 박물관 그리스 조각관 파로스 대리석 높이 2.3m
부드러운 자태와 온화한 얼굴로 신도들을 초대하는 아테나의 형상은 기원전 5세기의 아테나보다는 훨씬 인간적인 자태를 풍기며 자유롭게 조각된 작품이다. 아테나의 보호여신으로 전쟁의 여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머리 위에는 코린트 타잎의 모자를 쓰고 가슴에는 아버지 제우스가 선물한 아말테(Amalthée) 염소의 가죽으로 만든 보호막은 머플러 형태로 줄어 들어 가슴을 두르고 있다.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Héphaïstos)의 출생
헤라와 제우스의 아들 헤파이스토스는 못생기고 신체 장애가 있다고 헤라가 올림푸스 산에서 멀리 던져버렸지만 바다에 떨어져 운이 좋게 의롭고 지혜로운 네레와 네레이드 테티스를 만나 지하 깊은 곳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불을 연마하고 훌륭한 대장장이가 된다. 그는 금속과 보석을 잘 다루었다. 테티스가 올림푸스 산에 초대 받아 갈 때 너무 아름다운 목걸이에 반한 헤라는 반드시 그 목걸이를 만든 자를 알고 싶어 하였다. 장인의 신분을 감추고 싶었지만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가 없어 바로 헤라 당신의 아들이 만들어 주었다고 자백한다. 헤라는 당장 자기 아들을 소환하려 했지만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바닷가 집에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원한이 아직 가슴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어머니 헤라에게 그의 허영을 충족시킬 만한 아름다운 황금 의자를 제작하여 보냈다. 헤라는 모든 신들이 우러러 보는 가운데 천상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에 앉는 평화의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의자에서 일어나려 할 때 독이 발린 이 멋진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세울 수가 없었다. 화가 나서 제우스에게 구조 신청을 하였지만 제우스도 풀 수가 없았다. 결국 아들 헤파이스토스에게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가 개입하여 헤파이스토스를 취하게 하여 올림푸스 산으로 오르게 하였다.
어머니가 처한 우스운 상황을 보고야 아들은 어머니의 고통이 충분하다고 느끼고 의자에서 풀어준다. 보답으로 어머니는 아들에게 더 훌륭하고 아름다운 무기와 금은 세공품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부어주고 산 옆에 놀랍도록 아름다운 아틀리에를 선사하였다. 그리고 못생긴 아들을 위한 화해의 선물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손을 건네 주었다.
또 다른 번역에 의하면 제우스의 바람기 행적을 헤라에게 일러 바친 헤파이스토스를 제우스가 괘씸하게 여겨 천상에서 발목을 잡고 지상으로 던져 에게해의 렘모스 섬에 떨어지게 되었고, 그 때문에 다리를 심하게 절게 되었다. 하반신을 잘 사용 못하는 대신 상반신이 발달하여 무기 제작이나 연금술과 금속 세공에 뛰어난 재주를 가지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모두가 탐내는 여신 아프로디테를 제우스가 아들 헤파이스토스에게 짝지어 준 동기는 제우스의 무기인 벼락을 잘 벼려 낸 공로로 준 부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옥의 주인 하데스
죽은 자들의 그림자가 갇혀 있는 땅 속 지하 감옥을 지옥이라고 한다. 하데스는 죽은 자들의 신이기도 하다. 지옥의 입구는 거대한 개들이 지키고 있다. 그 개들은 죽은 자들이 들어 올 때 꼬리치고 반기지만 동시에 그 곳에서 나가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한다.
추수의 여신 데메테르
알곡이 싹 트게 하고, 봄이 되어 보리가 패기 시작할 때 그 해의 추수의 풍요와 양곡의 질을 담당하는 일은 데메테르의 일이다. 데메테르 여신은 대지의 생산을 담당한다.
유로저널 칼럼니스트 테오 bonjourbibl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