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50 주년 기념 모국 방문
현 소 정
3 일 째 , 10월 26 일 ( 수)
오늘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기일 이다.
추도식에 시간 맞추어 도착하기 위해 새벽 5 시에 출발 하기로 하고 하루전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내일이면 오랫만에 밟아볼수 있게 될 고향땅 생각에 설레는 마음때문인지,
늦잠자면 안된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온 밤을 꼬박 뜬눈으로 지새웠다.
아침 일찍 버스안에서 나누어 주는 센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고
모두들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어느새 도착한 안개가 자욱한 추풍령 휴계소에서 몇년만에 본 „ 뻥 튀기“ „호두과자“를
사들고 떠들석 하며 제삿집에 가는 사람들 답지 않게 웃음꽃이 피었다.
일찌감치 도착한 제 37주기 추도식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우리 독일서 온 일행은 우선 고 박정희 대통령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수 있는
민족중흥관으로 안내되어 이런저런 내가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을 읽어보고
다시한번 그의 뚜렷 한 비젼에 존경의 마음을 금할수가 없었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도 없다“ 고 말한 미국 하버드 대학 에즈라 보겔 교수님의
말씀에 동감이 간다.
약 1 시간 정도의 추도식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나누어 주는 제사떡과 차를 마시며 아담하게 지어진 그의 생가를 다시한번 뒤돌아 보며 마음 속으로 작별 인사를 올렸다.
오 후에는 구미시에 자리잡은 LG 회사 견학이 있었다.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한국의 전자기술 실력에 다시한번 우리 한국사람이 자랑스럽다고
느껴진다.
회사 건물의 가장 중심에 자리잡은 응접실(?) 에서 정면으로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한
금오산이 보이고 그 산봉우리가 마치 누워 있는 사람의 옆 얼굴 모양을 하고 있으니 옛날
어느 스님께서 이 지방에서 큰 인물이 나올거라고 예언 하셨다 한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당시 그 산봉우리의 이마부분에 무선 통신대가 설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총살 당했다는 설명을 들어니 온 몸이 오싹 해 졌다.
사실 이 금오산은 내가 학생시절 봄, 가을로 소풍을 왔던 온갖 추억이 담긴 곳 이기도
하기에 나에겐 더욱 의미있는 산이기도 하다.
오늘 저녁은 구미 시 에서 재래시장 활성화 재도로 발권한 만원짜리 쿠폰으로
중앙시장에서 각자 먹고싶은 음식을 찾아 먹을수 있단다.
우리 함부르크 일행은 숫불에 구운 생선을 먹어 보기로 결정하고 작은 생선식당을
찾아 들었다.
따뜻한 온돌방에 막걸리 한잔을 겻들여 아주 맛있는 고향김치맛을 보며
마음껏 웃고 떠들수 있는 식사 자리가 얼마나 흐뭇했든지 !
후르륵 거리기는 커녕 입맛도 다시지못하는 조용한 독일에서의 식사자리와는 전혀 다른,
정말 „친정 집“ 에서 마음 풀어놓고 먹는 편안한 저녁식사에 가슴이 뜨겁도록
행복했다.
호텔로 돌아오니 로비에선 구미 간호사 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옛날 우리들이 어릴때 학교에서 간식으로 나누어 주곤 했던 보리떡과 옥수수떡을 만들어
봉지 봉지 담아들고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물겹도록 따뚯한 고향의 정에 다시 목이 메여짐을 꿀꺽 삼키며 웃음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 할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한국사람들 에게만 오가는, 음식으로 표현되는 특별한 „ 정“ 이라는게 바로 우리가 고향을 찾는 진정 한 맛 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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