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최경주를 찾아... 김지석 영국 꿈나무 골퍼와 라운딩
김지석-1989년 1월 14일 한국 출생
김창호(부, 54)
김명순(모,50)
지원(형,21)
한국인으로 첫 브리티시 오픈 8강을 차지한 최경주의 선전은 한국 국내 뿐 아니라 영국 한인 동포들 또한 골프중계에 눈과 귀를 빼앗기에 충분했다.
시원스레 펼쳐진 그린을 향해 날아가는 경쾌한 타구는 보는 이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이번 주 한인신문에서는 영국에서 골프 수업을 받고 있는 김지석(18)군을 만나 그 꿈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인신문: 영국에 언제 왔으며 몇 살 때 골프를 시작했나요?
김지석: 다섯 살 때 왔으니 10년이 훨씬 넘었어요. 골프는 열 한 살 때부터 시작했고요. 지금은 그만뒀지만 형이 골프를 먼저 시작했고 그러한 형을 따라 골프장에 나갔다가 재미가 붙었어요.
형은 5년 정도 골프수업을 받다가 이제는 공부 쪽으로 방향전환을 했고요.
저는 GCSE 과정을 마치고 대학준비 과정 대신 전문 골프과정에 들어섰습니다.
한인신문: 올 가을에 열리는 한국의 전국체전에 영국 대표로 참가한다고 들었습니다. 영국 한인 대표 선발 전 할 때 어른들과 경기하는데 떨리지 않았나요?
김지석: 그 분들은 저처럼 전문 골퍼 과정을 받지 않은 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그 분들에게 패한다면 어쩌나 하는 중압감이 여느 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강했어요.
어릴 때 한국을 떠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가보질 못했기 때문에 이번 한국 전국 체전에 꼭 참가해서 한국에 가는 기회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좋은 성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표로 뽑혔으니 한국에 가서 좋은 성적 올려야 하겠지요.
한인신문: 지금까지 성적 중에 최고를 고르라면?
김지석: 지난 해 전 영국 대회인 HSBC 주니어 선수권에서 우승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닉팔도 선수가 주최하는 Faldo 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중이고요.
현재 중간합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10월에 결승전이 있게 되는데 그 때 많이 응원해주세요.
한인신문: 많은 영국 동포들이 지석군을 응원할 것 입니다. 지금 스코어는?
김지석: 스크레치 인데요. 일반 골프용어로는 이븐 파 (even par) 입니다. 올 목표가 2-3타를 줄이는 것 입니다.
그리고 내년에 프로 테스트에 응시할 예정입니다.
한인신문: 아버님께서 열성적으로 후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를 소개바랍니다.
김지석: 제가 이렇게 즐겨 하는 골프를 시작하게 해준 아버지께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지금도 항상 저와 필드에 나가서 직접 조언해주십니다.
6시에 새벽 예배에 참가하고 하루 평균 8시간 정도 연습장과 필드에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골프는 체력도 중요하지만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새벽 예배의 기도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한인신문: 하루에 8시간씩 연습한다면 힘들지 않나요? 골프를 배우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지석: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힘든 것은 모르고요. 뜻대로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잘 다스려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십니다. 골프도 마찬가지이지만 전문 운동선수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은 힘든 결정 입니다.
우선 재미가 있어야겠죠. 그 다음 열심히 할 자신이 생기면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인신문; 존경하는 운동 선수가 있다면?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 등...여자친구는 없나요?
김지석: 제가 좋아하는 선수는 최경주 선수와 타이거 우즈 입니다. 최경주 선수는 거의 자수성가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엄청나게 좋은 환경에서 골프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생각이 들수록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저는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삼겹살이 가장 좋아요. 키가 형보다 큰 것도 아마 잘 먹어서인가 봐요. 여자친구는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고요.
한인신문: 지금까지 가장 힘든 경우가 있다면?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꼽으라면...
김지석: 형이랑 같이 운동을 하다가 형이 그만 두고 저 혼자 해야만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요즘 가끔 형이 필드에 나와서 칭찬 해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장점이라면 운동신경이 남들보다 조금 앞선다고 들었어요.
단점은 아직 담대함이 부족합니다.
큰 대회에 나가서 많은 갤러리들 앞에서 경기할 때 많이 긴장이 돼요.
그리고 경기가 안 풀릴 때 화를 잘 내는데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인신문: 다섯 살 때 영국에 왔는데도 완벽한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군요.
한국에 대한 기억은?
김지석: 대화는 유창하나 읽고 쓰기가 아직 부족 합니다. 어릴 때 떠나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이곳에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한국은 나의 조국인데 올 가을에 방문하게 되어 마음이 설렙니다.
한인신문: 골프 이외에 좋아하는 운동 있나요?
김지석: 영국 친구들이랑 가끔 농구를 합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에 나와 한국 친구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익히고 있습니다.
한인신문: 소망이 있다면?
김지석: 가능한 빨리 프로 골퍼가 되는 것 입니다. 프로 선수가 되어 최경주 선수처럼 세계 최고가 되고 싶어요. 저 때문에 고생하신 부모님께 효도를 해드리고 싶어요. 저를 이렇게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립니다.
한인신문: 지금도 지석군 부모님께서는 지석군을 많이 자랑스러워 하고 계십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많은 재영 한인들과 한국의 독자들이 지석군을 응원하게 된다면 기쁘겠습니다.
김지석: 고맙습니다.
인터뷰 후기
외국에서 한인 자제들이 늠름히 자라고 있는 것을 본다는 것 또한 지나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특히 이들이 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하며 한인으로서의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들 부모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이렇게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한인신문 박필립>